2008. 4. 24. 02:22
비뇨기과를 하면서 가끔 나를 당황하게 하는 환자들이 있다.
내가 생각하기로 정상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병이라고 생각하고 오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더 당황하게 하는 것은 이것이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이야기 해도 못믿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음낭이 습하다고 하는 것도 당연히 그런건데, 왜 그렇게 생각하고 진찰을 받으러 올까...곰곰히 생각해 보면,
한의원이나 기타 여러곳에서 음낭 또는 고환이 습한 것이 병의 일종, 특히 남성 즉 정력이라는성기능에 병이 있지 않을까 해서 그런것으로 생각된다.

하여간 각설하고....

다들 잘 아실줄로 믿는다. 고환이 몸밖에 나와 있는 이유를.
한번 더 언급하면 고환의 정자생성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체온보다 낮은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알려진바에 의하면 화씨 2~3도정도 낮다고 한다. (섭씨로는 아마도 1~2도정도 될 듯하다.)



(좌측 사진 : 일반적인 피부의 땀샘 구조, 음낭의 피부에도 이러한 조직이 보통 피부보다 더 많이 존재한다.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이렇게 체온보다 낮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음낭은 많은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중의 하나가 음낭에 피지선과 땀샘이 많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면 땀이 많이 나면서 우리몸의 열을 발산하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음낭도 땀샘이 아주 많은 조직중의 하나로 체온보다 항상 낮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땀샘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두번째로 고환을 낮은 온도로 유지하는 것은 음낭에 주름이 잡혀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피부의 면적을 늘려서 쉽게 말해 방열판을 넓힘으로서 더 쉽게 열을 발산하도록 해주고 있다.



세번째로는 다른 피부조직과는 달리 지방조직이 없다는 것이다. 즉 피부가 두꺼우면 그만큼 열이 발산되기 어렵지만, 지방이 없어 피부가 얇기 때문에 그만큼 열이 잘 발산된다.

(옆의 그림을 보면 음낭에는 지방조직이 없다.
출처 : KMLE 의학검색엔진)




위와 같은 이유때문에 신체의 다른 부위보다 항상 더 축축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가만히 오랫동안 앉아 있거나, 통풍이 안되는 꽉끼는 바지를 입고 있으면 당연히 더 그런증세가 심해진다. 아주 심한 사람은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 많이 가려우며, 곰팡이균이 자랄 수도 있다.

뭐든지 자꾸 이상하다고 느끼면, 그때부터는 계속 악순환으로 더 이상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고환은 남자들에게 소중한 곳이긴 하지만, 소중하다고 감싸지 말고 가끔은 시원하게 좀 놔두면 안될까?

여담으로 인터넷에 보면 음낭분리팬티를 광고하는 것을 봤는데, 글쎄....^.^ 난 느낌이 이상할 것 같다.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