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5. 02:22

최근 여성비뇨기과를 준비하게 되면서 나름 상당히 바쁜 나날을 보내다 보니 좀 블로그 글 쓰는 기간이 늘어났다. 그래서 그런지 여성비뇨기과라고 나름 찾는 분들을 볼때마다 고마운 맘이 앞선다.

며칠전에도 여성이 방광염증세를 호소하면서 왔는데, 자기는 만성방광염인데, 왜 이리 자주 생기는지 모르겠다며, 어디가 문제가 있는지 상당히 걱정된다고 하였다. 상담을 하다가 검사를 원하여 신장과 방광에 대한 검사를 하였으나, 별 문제는 없었다.

"방광염은 만성이라는 개념이 아닙니다. 여성의 경우 방광염은 감기처럼 재발될 수 있어요. 감기가 간혹 걸린다고 어디 몸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1년에 몇번이나 방광염으로 고생하는데, 그게 만성이 아닌가요?"
"만성이라는 것은 좀 아닌데....만성간염처럼 기간이 정해진것도 아니고....."
이런 이야기가 오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방광염의 원인균으로 90%를 차지하고 있는 대장균의 전자현미경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여성에게 있어서 방광염은 앞의 대화중간에도 잠시 나왔지만, 감기처럼 생각하면 된다.
즉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어도 방광염이 잘 생길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요로결석이나 소변이 내려오는 길에서 정체되는 해부학적인 문제가 있을때도 방광염이 생길 수 있지만, 가장 많은 경우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이다.

방광염이 얼마나 잘 생기는지 통계를 보자면 여성들이 일생중에 절반이상에서 방광염증세를 호소하고 있으며, 20세부터 40세의 여성중 약 30%에서 방광염이 발생한다고 한다. (참고 1)


시간적인 개념이 들어간 만성이라는 말은 방광염에는 맞지 않다.
방광염은 단순방광염(uncomplicated cystitis)와 복합방광염(complicated cystitis)로 구분할 수 있는데, 단순 방광염은 앞서 이야기했듯이 특별히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여성에서 생기는 방광염을 말한다. 그러나 복합방광염은 해부학적인 이상이 있거나 다른 원인이 있는 경우로 일부 여성의 방광염과 남성의 방광염 대부분을 주로 차지하고 있다. 위 두개의 구분은 여러가지 증상이나 검사소견을 가지고 의사가 판단하는 것이다.

흔히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6개월에 2번 이상 재발하거나, 1년에 3번이상 재발하는 여성의 방광염을 만성방광염이라고 이야기하고, 여성의 몸에 뭔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되고 있는데,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이것은 만성방광염의 기준이 아니라 재발하는 방광염 중에 예방적인 항생제 요법이 필요한 경우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여성에게 있어서 자주 재발한다고 해서 만성방광염이라고 하면서 특별히 다른 원인이 있는지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간혹 신장이나 방광에 대한 검사를 하기는 하겠지만, 검사에서 특별한 소견이 없다면, 방광의 감기증세로 생각해도 된다.
그러나 남성의 경우는 방광염이 드물고, 만일 발생한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우선은 여성이 방광염이 있으면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하겠지만, 의사의 진료에서 특별한 것이 없다면 자주 재발한다고 해서 어디 다른 곳에 이상이 있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단 중요한 것은 방광염이 재발할때마다 의사의 진료를 받고 의사의 판단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다.


참고문헌:
1. Foxman B : Epidemiology of urinary tract infections: Incidence, morbidity and economic costs. Am J Med 2002;1134:5S-13S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