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10. 20:10
최근에 우리나라 식약청에서 쥐로 시행한 동물실험에서 아빠쥐가 음주를 많이 하면 자녀쥐의 정자의 질이 떨어진다는 아주 흥미로운 기사를 보았다. 거기에 흥미를 느껴서 아빠 혹은 엄마가 임신전후에 음주를 하게 되면 남아의 정자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한번 확인해보았다.


by Nazli.G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우선 일반적으로 엄마가 임신때 음주를 하게 되면 자녀에 영향을 끼치는것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다.
태아알코올신드롬(fetal alcohol syndrome)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엄마가 임신때 음주를 좀 많이 했을 때 태아가 성장이 더뎌지고 특징적인 얼굴형태를 보이고, 뇌손상을 입을 수 있는데, 음주를 약간 하더라도 유산 및 저체중출산 혹은 선천적 결함등이 있을수 있다.

근데 올해 덴마크에서 행해진 연구에서 임신중 엄마가 술을 마시면, 아들의 정자의 질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1984~1987년도에 출산한 남성을 2005~2006년에 정자의 질에 대해서 조사를 했는데, 맥주병 한잔(330ml = alcohol 12g) 기준으로 엄마가 임신때 1주에 한잔 이하로 마셨을 경우 아들의 정자농도가 4000만 마리/ml 였으나 1주에 4잔 이상 마신 경우 정자농도가 2500만 마리/ml 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고 한다.

WHO의 정자농도 기준이 최소 2000만 마리/ml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정상범위라고 할수 있지만, 원래 정상인의 정자농도는 5000만 마리/ml 전후이고 정자농도가 감소하면 그만큼 임신확률도 떨어지기 때문에 정자의 질은 별로 좋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엄마의 경우 임신시 음주를 하게 되면 그 알코올이 태반을 타고 들어가 태아에게 영향을 미칠수 있다라고 예상할 수 있지만, 아빠의 경우는 좀 다르다. 아빠는 단순히 정자만 주면 되기 때문에 아빠가 엄마의 임신전후로 음주를 한다고 굳이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힘들다. 그래서 이에 대한 연구도 없다. 그런데 며칠전 식약청에서 동물실험으로 이런 생각을 깨게 만들었다.

식약청에서 한 연구는 수컷쥐를 각각 3군으로 나누어 20% 알코올을 3g/kg, 6g/kg 씩 매일 9주간 경구투여하였다고 한다. 즉 60kg의 남성이 하루에 소주를 반병(3g/kg) 혹은 한병(6g/kg) 마시는 형태이다. 자식 쥐의 정자활동성을 보니 알코올을 복용한 쥐의 자식쥐의 정자활동성이 10.7%~11.5% 정도 떨어졌다고 한다. 자식쥐의 정소(사람의 고환)의 무게도 최대 7.6% 정도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이것이 동물실험이라서 사람에게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고, 사람에게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아빠의 음주가 자식에게 영향이 있으려면 정자의 유전자에 영향이 있어야 한다. 식약청 연구진은 이 유전자중 한가지를 찝어서 trpc2라는 유전자를 조사하여 이것의 발현이 줄어들었다고 했지만, 이 또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사실확인이 될 것이다.

남성에게서 정자는 약 3개월의 시간이 지나야 완전히 성숙해진다. 즉 오늘 사정한 정자는 약 3개월 전에 만들어지기 시작해서 지금 나오는 것이다. 만일 알코올이 유전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면 여성도 임신을 전후해서는 음주를 금해야 되겠지만, 남성의 경우에도 임신하기 약 3개월 이상의 시간을 금주하여야 자식 특히 아들에게 별 영향이 없다는 가정이 나온다.
자식이 소중한가? 선택은 자신의 몫이다.

마지막으로 식약청 연구에 대해 코멘트해주신 식약청 특수독성과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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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Ramlau-Hansen CH, et al. Maternal alcohol consumption during pregnancy and semen quality in the male offspring: two decades of follow-up. Hum Reprod 2010 Jun 29. [Epub ahead of print]
2. 식약청 연구결과 by 식약청 특수독성과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