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3. 8. 23:21
인터넷 글을 읽다가 병원마다 왜 제각각 처방을 내리는가에 대한 글을 읽었다.

일반인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왜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인지 ...그리고 그 불신을 해소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글을 올려본다.

먼저 내가 글을 올리게 된 원글에 대해서 한번 읽어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http://swingwitch.tistory.com/302

원글에 대해서는 원형탈모증에 대해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일반화를 시킨 글로 생각된다. 물론 사람이 모든 경험을 할 수 없으므로 보통은 자신의 경험에 의해 일반화시키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하자.
내가 알고 있기로도 원형탈모증의 가장 일반적인 치료는 스테로이드 주사요법을 가장 흔히 쓴다. 그외 연고 도포도 쓸수 있다. 이외에도 수많은 약물치료가 있다.

자 그럼 원글인이 경험한 첫번째 의사의 경우 내가 보기에는 가장 일반적인 치료방법을 시행하였다. 또한 치료도 잘 한것으로 생각된다. 그럼 뭐가 문제일까? 일반적으로 스테로이드 주사요법은1-2달뒤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문제는 원글인이 주위사람의 말만 믿고 일시적으로 잠시 빠지는 것을 못참고 다른 의사에게 간 것이다.

그럼 두번째 의사의 경우도 똑같이 주사요법을 권장하였으나 원글인이 일단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연고 도포요법을 정말로 몰랐는지는 확인해봐야 알겠지만, 도포요법으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알려주는 성의까지 보였으나, 원글인이 거부하는 모습으로 아마도 내생각으로는 랍보(환자와 의사의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하에 1차의료기관보다는 더 큰 병원으로 전원하려 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같은 행동이 잘 한것인지 잘못한것인지는 논의외로 한다.

원글인이 세번째로 경험한 의사 역시 주사요법을 권장하였으나, 환자가 일단 먼저 거부하니 그 의사는 환자의 그 맘을 이해하며 환자가 원하는 치료를 해준다. 또한 친절하게 치료하다가 안되면 주사요법으로 다시 시행해야 된다고 알려준다.

종합적으로 보면 내 생각으로는 첫번째 의사가 놔준 주사요법으로 인해서 일시적으로 증상악화가 되는 과정에 주위사람의 말에 다른 의사를 찾았으나 그 의사는 신뢰가 생기지 않고, 세번째로 간 의사에게서 환자가 원하는 치료를 받고 첫번째 의사가 놔준 주사요법에 의해서 나타난 효과를 세번째의사가 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심하게 말을 하면 말이다. 물론 이 추리가 100% 옳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나는 비뇨기과 의사이므로 내 전공분야에서 가장 환자가 흔하게 앓고 있으며 여성이 겪을 수 있는 질환으로 방광염을 예로 들겠다.

방광염은 일반인이 알기로는 간단한 병으로 알고 있을 듯하다. 물론 정말로 방광염이라면 간단하게 약물요법으로 며칠간만 복용하면 치료가 된다. 그러나 방광염을 가장한 다른 질환들이 무척 많다. 이중에는 방광암도 있다.
따라서 나는 방광염으로 오는 환자를 보면서 항상 머리속으로는 많은 계산을 한다. 결석이 있을 수 있으므로 초음파 검사 또는 경정맥요로조영술을 시행해야 하나.....암이 의심할 수 있으므로 암세포검사나 방광내시경을 해야 하나...경우에 따라서는 CT를 해야 되나....
이때 또 중요한 것이 있다. 이런 검사를 권유할때 그 환자가 받아들일 것인가를 봐야 한다.

내가 대학병원에 있을 때 본 환자의 경우 젊은 여자인데 1-2년간 방광염으로 병원에서 계속 치료받았으나 계속 재발하고 재발하고 하여 종합병원으로 내원하였을 때 당시의 환자에 대한 감으로 방광내시경을 하여 방광암을 진단내린 경우를 봤다. 원글인이 원하는 표준적인 치료 ... 즉 방광염 증세에 대해서는 다른 검사없이 약물치료만 다른 의사들도 당연히 약물치료를 선택하여 이 경우 오히려 환자에게 더 손해가 간경우이다. ( 이때 먼저 치료한 의사의 처방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방광염증세였으므로 일반적으로 옳은 치료를 했다. 그럼 대학병원의 의사는? 이상하지 않은가? 왜 약물치료를 하지 않고 바로 방광내시경을 했을 까? )

또 다른 경우인데 .... 방광염으로 내원한 약간의 중년의 남자에게 균배양검사를 본뒤 나는 느낌이 이상하여 x-ray사진을 찍었다. 찍고 나서 나 자신도 놀랐다. 왼쪽 신장에 사슴뿔 결석 (신장을 가득 채우는 결석)이 발견된 것이다. 이런경우 대학병원에서 바로 수술을 해야 한다. 이때 감으로 x-ray 사진을 찍지 않았다 하더라도 나의 치료에 대해서는 아무런 하자는 없다. 즉 방광염에 대한 일반적인 조치는 다 했다는 것이다. 단지 다른 것이 있다면 감으로 사진 한장 더 찍은 것으로 그 환자에게는 다행이며 나에게는 그 환자에게 명의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내가 명의가 아니라는 것은 나 역지 잘 안다.)

자 이제 결론을 내보자.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또한 같은 증상을 보일지라도 그곳에 숨어있는 수많은 다른 질환을 항상 생각해야 된다. 또한 의사도 사람이기에 자기가 배운 환경내에서 생각하게 된다. 환자도 제각기 환자 상태가 달라 같은 병이라도 전신상태와 환경에 따라 다른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병원마다.....더 정확히 말하면 의사마다 일반적인 치료를 할 수도 있지만, 의사의 경험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른 처방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또한 원글인은 의학에 대한 지식을 백과사전에 의지하여 기술하고 있다. 물론 일반적인 이야기에서는 맞는 이야기이다. 안정이 물론 좋긴 하다. 그러나 기껏 병을 찾아 병원에 갔는데 요새 보험공단에서 하는 광고처럼 집에서 푹 쉬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 의사에게 다시 오고 싶은 느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안정이 우선이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은 의사의 불찰도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의사의 추적관찰이다. 의사도 사람이기에 100% 병을 다 진찰하고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 그 잘못된것을 다시 바로 잡는 것은 당신의 병을 잘 알고 있는 진찰한 의사에게 좋은 신뢰관계와 추적관찰을 함으로서 미스할 수 있는 질환을 찾아내게끔 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이는 것은 의사도 좋은 의사가 있을 수 있고 나쁜 의사가 있을 수 있다. 의사가 항상 옳다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