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18. 00:46

최근 갑자기 오줌발이 약하면 정력도 약해지지 않냐는 질문이 있었다. 비뇨기과의사인 나에게도 참......곤란한(?) 질문이기는 하다.

(출처 : cfs.tistory.com)

이전에 봤던 변강쇠라는 영화를 보면 소변을 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참......가관이었다. 오줌발과정력과의 인식이 그 영화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정력에 대한 수많은 광고들을 보고, 또 우리나라사람들은 정력에 좋다고 하면 못먹는 것이 없다고도 한다. 어릴때부터서도 서로화장실에서 누가 멀리 소변을 보내나 하는 내기를 하면서 은연중에 정력에 대한 자랑도 한몫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흔히 쓰이는 정력이라는 말은 글쎄.....학구적으로는 정해진 말이 없다.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잠시 빌려와보면...
정력 ..... 1. 심신의 활동력, 2. 남자의 성적() 능력.
....영어도 찾아보니....energy, vigor, vitality, stamina, one's sexual cacpacity등이 있다.
찾아보아도 좀 애매한 말이기는 하다.

개인적으로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보통의 정의로는 성관계 1회당 지속시간이거나 하루 혹흔 몇일간의 성관계횟수등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그외 다른 정의들도 있을 수는 있겠다. ^.^)
이렇게 정의가 어려운 정력이지만 아래 글에서는 정력을 발기로 인식하고 쓰기로 한다.

그럼 오줌발과 정력과는 관련이 있기는 한걸까?
이것은 꼭 원인과 결과의 문제가 아니다. 항상 보면 오줌발이 약하다고 정력에도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의뢰가 들어온다.

발기에 관여하는 신경은 부교감신경으로 요추에서 주로 나오는 신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근데 소변을 보는 기능도 같은 신경에서 나오다가 성기부분에서 조금씩 갈라져 배뇨를 담당하고 있다.

즉....거기서 나오는 신경이 다치면 소변보는 능력이 떨어지고 발기도 같이 떨어진다.
그런 상황을 예로 들면 당뇨병을 가지고 있거나 디스크 환자의 경우로 요약될 수 있겠다.

물론 나이가 들면 노화라는 현상이 진행되고 몸의 여러가지 기능들이 조금씩 손상을 입게 된다. 소변보는 현상...즉...오줌발, 같은 말로 하면 아마도 소변줄기가 될 것 같은데...이런 것도 약해지며, 같이 발기에 관여되는 신경이나 기관들도 같이 약해지곤 한다.
즉...노화라는 현상때문에 오줌발과 정력이 같이 약해지는 것이다.

뭐....그렇다고 "봐라...오줌발과 정력이 비슷하게 약해지지 않느냐?"는 것으로 주장한다면, 쩝....별로 할말은 없다.
배뇨현상과 발기에 대한 연구에서 일부 비슷한 기전이 밝혀지고 있고 이를 이용하여 요새 시알리스같은 발기부전치료제를 매일 복용하는 방법으로 배뇨현상까지 같이 치료하고자 하는 연구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줌발이라고 하는 배뇨현상에 관련되는 여러가지 다른 인자들이 있으며, 이와는 다른 발기에 관련된 여러가지 다른 인자들이 있기 때문에 노화라는 것이 중간에 낀다고 하더라도 꼭 비슷하지는 않다.
즉...배뇨에는 방광의 압력, 전립선의 형태와 모양, 요도의 협착, 방광결석, 신경학적인 이상소견으로도 오줌발이 약해질 수 있으며, 발기에는 여러 스트레스적인상황도 큰 영향을 미치며, 고지혈증과 같은 혈관질환이 있어도 그럴 수 있고, 배뇨와 관련없는 신경학적인 이상소견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

항상 진료를 하면서 느끼는 것인데, 오줌발때문에 정력이 약하다고 해서 약물처방을 하다 보면, 오줌발은 좀 강해지는 것 같은데, 왜발기가 따라 강해지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경우가 많다...일부 비슷한 기전으로 연관이 되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앞서 이야기한 여러가지 다른 인자들이 있기 때문에 오줌발이 다시 강해졌다고 발기가 강해지지는 않는다. 발기는 또 발기에 대한 약물을 복용하여야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정리를 하자면,
정력과 오줌발과는 비슷하게 약해지는 경향을 보이기는 하지만, 오줌발이 약하다고 정력도 약하다는 원인결과형식의 인식에는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즉 오줌발이 약하다고 정력도 약해진다는 원인결과가 아니라, 노화라는 현상으로 비슷하게 약해질 수 있는 문제이며, 각기 다른 질환으로도 약해질 수 있다.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