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13. 01:31

오늘은 정계정맥류에 대해서 재미있는 논문이 있던 차에 한분이 정계정맥류에 대해서 한번 블로깅을 해달라고 부탁을 하는 바람에 글을 하나 올린다. 원래는 여러개의 글로 나누어 포스팅을 해야 할 만한 분량인데, 블로깅 해달라는 부탁때문에 한번의 글로 나의 모든 생각을 다 쏟아내려고 하니 좀 어렵게 글이 써진것 같다.

비뇨기과 진료시 유난히 군인들이 정계정맥류때문에 진료를 받으러 많이들 오곤 한다.
보통은 통증도 있고 하기 때문에 수술을 원해서 큰병원으로 전원은 하긴 하지만, 군인들이 많은 이유가 아마도 그때쯤에 주로 발병하기도 하고, 수술을 하기 위해서 자주 찾아오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정계정맥류는 쉽게 말해서 고환의 정맥혈관이 늘어난 것을 말한다.

그럼 원인이 뭘까?
한가지 원인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어릴때는 괜찮다고 청소년기에 2차성징이 있으면서 고환크기도 점점 더 커진다. 그럼 당연히 고환에 필요한 혈류도 많아지게 된다.

옆그림에서 보면 원래 우리몸에서 고환정맥의 길이는 오른쪽 보다 왼쪽이 약간 더 길다. (잘 안보이는가? 옆 그림을 보면 그림 좌측 (우리몸에서는 오른쪽이다.) 의 고환정맥은 대정맥으로 가는데, 그림 우측(우리몸에서는 왼쪽이다.) 의 고환정맥은 좌측신장정맥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약간은 길다.)

여기에 정맥에서는 혈압이 별로 높지 않기 때문에 피를 이동하기 위해서정맥내에 밸브 역할을 하는 막같은 것들이 있는데 주로 좌측이 잘 망가진다.

(좌측 사진 출처 : www.torontovascular.ca)

이런 기전으로 아기때는 괜찮다가 청소년기에 더 많아진 혈액이 정맥을 타고 되돌아가지 못하고 고환의 정맥혈관이 서서히 커지는 정계정맥류가 서서히 진행된다. 또한 거의 대부분의 정계정맥류는 왼쪽 고환에 발생하게 된다.

어려운가? 쉽게 말하면 하지 정맥류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정계정맥류가 일반 사람들에게는 약 10-20%에서 있다고 하며 불임가정의 남자에게서는 약 40%까지 빈도가 올라간다고 한다.
(정계정맥류의 실제 그림 , 출처 : www.stanford.edu)

왜 이 정계정맥류가 중요할까?

바로 정자기능에 이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 나의 블로그에서 보면 '고환이 습한 이유'에 대해서 글을 한번 올렸었는데, 이 글에서 보면 정자형성을 위해서는 체온보다 약 2-4도정도 낮은 온도가 필요하고 이에 따라 고환이 몸밖으로 나와 있는 이유가 된다고 하였다.

정계정맥류가 있으면 고환근처로 피가 몰리면서 고환에서 온도방출이 되지 않아 고환온도가 상승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정자의 형성도 영향을 받을 수가 있다. 정자형성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고환의 크기가 작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위의 사실에 따라 정계정맥류가 있다면 성인이 될때까지 점점더 진행하는 병이긴 하지만, 모든 정계정맥류가 사실 고환의 기능이상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그중에 일부가 고환의 기능이상을 일으킨다.

따라서 치료원칙은 정계정맥류가 있다고 무조건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고환의 기능이상이 있는 경우, 즉 정액검사에서 이상소견이 있거나 고환의 크기가 오른쪽보다 약 20%이상 작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그냥 주기적으로 고환크기가 작아졌는지 아니면 정액검사소견이 이상이 있는지 1년마다 한번씩 확인하면 된다.

수술은 1955년에 Tulloch이라는 의사가 무정자증을 가지고 있던 환자에게 정계정맥류가 있어 정계정맥류 제거술을 시행한 뒤에 다시 정액검사를 하니 수술 후에 정자수가 2천7백만마리나 늘어나면서 임신이 되었다는 보고가 있은 뒤로부터 폭팔적으로 수술에 대한 방법들이 많이 개발되었다. 기본적인 수술방법은 위의 늘어난 혈관을 잘라서 혈관에 더이상 피가 고이지 않도록 하면 된다.

최근에 이러한 치료방침을 생각할때 약간의 고려할점이 보고되었는데, 그것을 살펴보면,

정계정맥류가 있으며 고환크기가 20%이상으로 작아져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몇년간 추적관찰 해보니 약 71%는 고환크기가 다시 20%미만으로 되어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고 한다. (참고문헌1)
즉 고환크기가 20%이상으로 차이가 나더라도 바로 수술을 하기 보다는 6개월에서 1년정도는 다시 초음파로 추적관찰하여 지속적으로 20%이상 차이가 나면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이 의미는 20-30%이내의 차이를 가지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40%이상의 고환크기가 차이가 나는 환자들에게도 해당되는 소리가 아니다. 40%이상 고환크기가 차이가 난다면 즉시 수술을 해야 한다.

또한 정계정맥류가 진행하는 인자로 고려해야 할 것은 초음파로 정계정맥류를 진찰할때 배에 힘을 주지 않는 평상시에도 정맥내에 혈액이 역류하는 것이 보이는 소견이 있다면시간이 지나면서 고환의 크기가 작아지며 정액도 이상소견을 보였다고 한다.(참고문헌 2) 따라서 정계정맥류가 있다면 반드시 초음파로 평상시에도 정맥내에 혈액이 역류하는 것이 보이는지 확인이 필요하며, 정계정맥류가 거의 없는 경우에도 이러한혈액역류현상이 있다면 반드시 자주관찰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위의 두연구의 경우는아직까지 가능성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기 때문에현재의 치료방침이 달라진다는 것은 아니며, 적은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하였기 때문에 치료방침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좀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문헌>
1. Kolon TF, et al. Transient asynchronous testicular growth in adolescent males with a varicocele. J Urol 2008;180:1111-1115
2. Zampieri N, et al. Varicocele in adolescents: A 6-year longitudinal and followup observational study. J Urol 2008;180:1653-1656.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