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8. 02:13
최근에 중국을 갔다 오고 나서 온 환자들 중에 매독을 심심치 않게 본다. 물론 중국을 폄하할 의도는 없지만, 경험적으로 얻은 내 개인적인 의견은 중국에서 매독을 조심하라는 것이다. 잘 놀다 오고 나서 괜히 매독에 걸려 고생하는 분들을 간혹 봐왔다.

근데 이렇게 매독을 치료하고 나서 환자들에게 듣는 것중의 하나는 왜 피검사에서 매독이 계속 나오느냐이다. 참 어려운 질문중의 하나이다.

최근에도 보건소에서 보건증을 받기 위해 검사를 했는데, 매독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는데, 이전에 치료받았는데 계속 나온다고 하소연하는 환자가 있었다....보니 양성반응이긴 한데 역가가 매우 낮아 치료한 흔적이라고 말해주고는, 잘 다독거려주고는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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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독의 기원설중 하나는 콜럼버스가 신세계 원주민에서 옮겨왔다는 설이 있다.
             출처 : 뉴욕타임스)

매독검사는 보통 비특이매독반응검사(VDRL, RPR)로 검사를 시행후에 이것이 양성이 나오면 특이매독반응검사(FTA-ABS, TPHA)로 확진을 한다.

매독치료후에는 비특이매독반응검사의 반응정도(=역가)가 중요한데, 이것을 주기적으로 피검사로 관찰하여 어느정도 떨어지는지 확인한다. 근데 치료후에는 이 비특이매독반응검사가 음성으로 나와주면 좋긴 한데, 어떤 경우에 있어서는 그 역가가 낮긴 하지만 지속적으로 양성반응이 나온다는 것이다.

문제는 비특이매독반응검사라는 VDRL이나 RPR이 일반적으로 시행하는 건강검진의 기본검사로 되어 있고, 수술전에 하는 수술전피검사에서도 기본으로 들어가 있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비특이매독반응검사가 양성이라면 매번 건강검진이나 수술전 피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오며, 이때 담당 의사가 아주 심각한(?) 얼굴로 넌지시 물어본다.

"혹시 매독진단 받지 않으셨나요?"

이때 환자는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비록 계속 양성이 나와도(어떻게 보면 낙인이 찍힌 것이라고 할수도 있긴 한데...) 경우에 따라 치료가 끝난 것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은 치료를 받은것을 반드시 기억하고, 마지막으로 비특이매독반응검사의 역가가 어떻게 되었는지 항시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 역가를 담당의사에게 알려주면 다음에 건강검진이나 수술전검사에서 양성반응이 있을때 다시 치료를 해야 하는지 아닌지를 의사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야 환자도 추가적인 검사와 치료를 위해 고생하는 일이 좀 덜어질 것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6-12개월마다 한번씩 피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이 좋으면 언젠가는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기를 기대하면서...말이다.

한가지 더.....
보통 특이매독검사(FTA-ABS, TPHA)는 한번 양성이면 평생 양성이라고 이야기들을 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틀린 것이다. 연구에서 보면 약 15%-25%에서는 치료후 2-3년안에 특이매독검사가 음성으로 된다. (Romanowski B, et al. Serologic response to treatment of infectious syphilis. Ann Intern Med. 1991;114:1005-1009)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