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18. 22:16

나의 환자중에 한분이 어느절인지는 모르겠지만, 스님 한분이 다니고 계신다.
병명이 요로결석인데, 몇번의 체외충격파쇄석술을 시행하여 오늘 사진을 찍어 결과를 확인하니, 결석이 완전히 제거되었다.
나역시 기쁜 맘에
"스님, 결석이 다 제거되었어요!!! 이제 안아프죠?"
"고맙습니다....이제는 안아퍼요."
"자 이제 재발이 잘 될 수 있으므로 물을 많이 먹고....."
갑지가 스님이 말을 끊는다.
"저기 저 사진에 보면 하얗게 보이는 것들이 뭐지요?"

보니 plebolith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어....저것은 요로결석이 아니고 몸의 다른 곳에 돌이 생긴 것입니다."
"몸 어디에 돌이 생기는데요?"
"음...주로 혈관등에 생길수 있어요!"

사실 우리몸에 생기는 돌은 요로결석뿐만이 아니다.
잘 아시다시피 쓸개에 생기는 담석이 있다. 우측 상부의 배가 아프면 담석증을 의심해야 하고, 이때는 보통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또한 췌장에도 돌이 생길 수 있다. 보통은 염증과 동반되어 급성췌장염이 생기기도 하며, 당뇨와 동반된 만성췌장염에서도 췌장에 결석이 있을 수 있다.

우리몸에 석회질이 생기는 대표적이고 치명적인 질환중의 하나는 결핵이다. 요새는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서는 결핵이 감별진단의 하나로 되는 경우가 많다. 비뇨기과영역에서도 신장등에 신장결핵등으로 석회질이 생길수 있다. (물론 다른 원인으로 석회질이 신장에 분포하는 경우가 더 많기는 하다...-.-)

간혹 노인분들에게서는 전립선에도 결석이 생기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우리 뱃속뿐만 아니라 침을 분비하는 침샘에서도 돌이 생겨서 염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그외에도 일반적으로 우리 몸에 존재하는 돌이 하나 더 있다.
앞서 스님과의 대화에서도 이야기한 plebolith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말의 용어로 이야기하려고 의학사전까지 찾아봤는데, plebolith라는 단어는 우리나라용어가 없었다.

plebolith 라는 것은 주로 복강내의 골반주위에 보이는 돌로 주로 혈관등에서 혈류가 제속도를 내지 못하고 정체됨으로서 쌓이는 돌로 생각하고 있다. 비뇨기과에서 이 plebolith가 왜 중요하냐면....바로 요로결석과 혼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요로결석과 감별하기 위해서 조영제로 정밀검사를 시행하여야 한다.
이 plebolith는 특별히 치료할 필요는 없다.
그냥 있다고 알고만 있으면 된다.

(실제로 plebolith가 있는 환자의 사진, 네모안에 있는 석회질이 plebolith이다.
 위의 네모칸을 더 확대해서 아래에서 살펴보면....._)
(위 사진을 보면 왼쪽 사진에 돌들이 많이 보이지만, 오른쪽에서 조영제를 투여하면 소변이 지나가는 길을 확인하는 조영제가 돌옆으로 지나간다. 따라서 요로결석이 아니고, 실제의 요로결석은 다른 곳에 있다.)

사실 비뇨기과의사라면 요로결석과 plebolith와의 감별점을 잘 알고 있기는 하다....^.^

근데 스님에게 plebolith를 설명하려고 하니....쩝....적당한 용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왈......

"스님.....스님이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셔서 아마도 몸속의 혈관에 돌....즉 사리가 생긴 것 같아요. 사리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스님들이 오래 앉아있는 고행등을 하면 우리몸속은 칼슘등이 높아져서 실제로 몸속에 돌이 잘 생기는 경향이 있다. 사리라고 해도 많이 틀린 말은 아닌 것이다.

이렇게 말을 하고 나니, 이전에 요로결석으로 걱정이 많던 스님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
오늘 하루종일 내머리속에 맴돌았다.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