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17. 11:33

이전부터 평소에 남자가 사정(ejaculation)하는 것과 전립선암(prostate cancer)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해서 몇몇 연구한 결과가 있었는데, 제가 몇년전에 블로그 글에도 밝혔듯이 소규모 연구였고, 결과도 중구난방이라 아직까지 사정하는것과 전립선암과의 관련이 뚜렷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힌적이 있다. 



(출처 : http://www.helloquizzy.com/quizzy/results?quizzyid=14368225402081871053&resultid=877552607)



근데 올해 개최된 미국비뇨기과학술대회에 사정하는 것과 전립선암과의 관계에 상당히 신뢰성 있는 결과가 발표되었다. 즉 이전에는 후향적 연구였던 결과에 비해 이번 연구는 전향적(prospective)으로 이것을 위해서 기획되었으며 코호트(cohort) 연구이기 때문에 신뢰성이 상당해서 전에 중립적이었던 나의 생각도 이것의 연구로 인해서 사정하는 것이 전립선암을 덜 일으킬수 있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좀 자세히 보자면,

1992년에 31,925명의 남성을 연구에 포함시켜서 거의 10년간 계속 관찰했다고 한다. 2008년도에 전립선암 검사를 시행하여 이 분들중에 3,839명이 전립선암으로 확인되었고, 이중 384명이 치명적인 전립선암(lethal prostate cancer)이 발견되었다. 


사정 빈도는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였으며, 체질량지수(BMI)와 신체활동, 이혼, 성병의 과거력, 칼로리와 술의 소비가 많을수록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한달에 사정하는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전체 전립선암의 발생빈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20대와 40대에 한달에 21번 이상 사정하는 사람이 한달에 4-7번 사정하는 사람들보다 심하지 않는 전립선암(organ-confined or low-grade prostate cancer)이 약 20% 정도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수많은 환자의 장기간의 코호트 연구결과에서 남성이 사정을 많이 하면 전립선암의 발생빈도가 좀 줄어들수 있다는 결과로 인해서 비뇨기과의사로서 전립선암을 예방하려면 성관계를 많이 하는게 좋다라고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좀 더 자주 말을 해드려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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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8 - 젊을때 성활동이 전립선암과 관련이 있을까?



[참고문헌]

2015 미국비뇨기과학술대회 초록 : PD6-07, Ejaculation frequency and risk of prostate cancer: updated results from the health professional follow-up study.



Posted by 두빵
2015. 6. 9. 23:55

최근에 인터넷 소셜네트웍에서는 남성이 콘돔(condom)을 사용했을 때 발기부전이 과연 되느냐라는 논란이 있었다. 콘돔사용하면 발기가 잘 안된다는 분들이 있고 이에 대한 진료를 봐온 나로서는 의외로 사람들이 콘돔사용으로 발기부전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잘 모르는것에 대해서 좀 놀랬다. 


실제로 진료실에서 보면 콘돔을 사용했을 때 발기부전을 호소하여 오는 분들이 어쩌다 간혹 있어서 이에 대한 상담을 하곤 했었는데, 이번에 논란이 된 만큼 좀 더 정확한 내용을 찾아보았다.


 

                        ( 출처 : 위키피디아)


연구발표를 보면 콘돔착용으로 발생하는 발기부전 빈도를 발표한 경우가 몇개 있는데, 234명의 미국 대학생들을 조사했을 때 25%정도에서 콘돔을 사용했을 때 발기가 잘 안되는 것을 경험했다고 하였으며 [참고문헌 1], 2004년부터 2005년사이에 미국의 성병클리닉에 방문한 278명의 18~35세 남성들을 조사했을 때, 37.1%에서 콘돔으로 인한 발기부전증상을 호소하였였다고 한다.[참고문헌 2]


마지막 연구를 좀더 살펴보면, 28.1%에서는 마지막 3번의 성관계 중 한번에서 콘돔 착용할 때 발기가 없어졌으며, 13.4%에서는 콘돔 착용후 성관계 할 때 마지막 3번중 1번에서 발기가 사라졌고, 9.4%에서는 마지막 3번의 성관계중 2번에서 발기가 사라졌고, 3.6%에서는 3번 모두 발기가 사라졌다고 한다.[참고문헌 2]

 


특히 마지막 연구에서 콘돔으로 인한 발기부전과 연관된 위험요소는 콘돔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자신감결여 (low self-efficacy to use condom), 최근에 콘돔 사용시 콘돔이 잘 안맞았던 경험 (recent problems with the ‘fit or feel’ of condom), 3명 이상의 성파트너를 가지고 있는 경우 등이 있는 경우라고 한다.


 

콘돔으로 인한 발기부전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보통 의사들이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를 경험적으로 처방하는데, 이런 처방의 배경에는 콘돔으로 인한 발기부전이 심리적 원인으로 인한 발기부전의 한종류로 생각해서 발기를 좀 더 되게 하면 치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보통은 처방하게 된다. 근데 과연 이런 처방이 효과가 있을까?


2006년에 705명의 남성에게 인터넷 메일로 설문조사 했을 때 콘돔을 사용하는 남성들 중에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남성이 오히려 3배정도 콘돔으로 인한 발기부전을 경험했다고 하는 것을 볼 때 [참고문헌 3] 별 효과가 없을 것 같지만, 위 연구는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를 왜 복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가 안되었기 때문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고 실제 콘돔으로 인한 발기부전 환자에게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했을 때 효과에 대한 연구가 다시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콘돔으로 인한 발기부전 남성이 안전한 섹스를 위해서는 남성 스스로 콘돔의 사용법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콘돔을 잘 착용하도록 성파트너의 배려와  심한경우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글과 연관되어 읽어볼 이전 블로그 글들>

2008/12/09 - 콘돔의 정확한 사용법

2009/07/23 - 콘돔으로 100% 성병을 예방할 수 없습니다.

2011/06/11 - 남성 피임법의 다양한 종류들


[참고문헌]

1. Musacchio NS, Hartrich M, Garofalo R. Erectile dysfunction and Viagra use: What’s up with collegeage males? J Adoles Health 2006;39:452–4.

2. Graham CA1, Crosby R, Yarber WL, et al. Erection loss in association with condom use among young men attending a public STI clinic: potential correlates and implications for risk behaviour. Sex Health. 2006 Dec;3(4):255-60.

3. Sanders SA, Milhausen RR, Crosby RA, et al. Do phosphodiesterase type 5 inhibitors protect against condom-associated erection loss and condom slippage? J Sex Med. 2009 May;6(5):1451-6. 



Posted by 두빵
2015. 5. 28. 13:50

전에 어떤 남성이 집에서 사용하는 임신테스트기를 사용해보니 두줄이 나와서 임신인가? 했는데, 누가 병원 가보라고 해서 고환암 발견했다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었다. 사실 지금까지는 잘 만든 농담인줄 알고 있었는데 며칠전 보니 실제 외국의 사례라는 것을 보고 참 놀라웠다.



외국의 유명 소셜사이트인 레딧(Reddit)이라는 곳에서 2012년도에 올라온 이야기인데, 어떤 남성이 헤어진 여자친구의 욕실캐비넷에 있던 임신테스트기를 그냥 재미로 테스트해봤는데, 2줄 즉 양성반응이 나와서 ‘나 임신인가봐’ 하면서 우스개소리로 소셜네트웍에 올렸다고 한다.

이때 이것을 본 다른 사람이 구글 검색으로 확인해보고 고환암일 때 그럴수 있다고 하면서 빨리 병원 가보라고 해서 그 남성이 병원 가서 진찰결과 우측고환암으로 확인후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참고문헌 1]



(출처 : http://www.snopes.com/medical/disease/pregnancytest.asp)


이것이 과연 가능할까?

집에서 흔히 쓰는 임신테스트기는 소변으로 확인하는데, 임신했을때 우리몸의 beta-HCG(human chorionic gonadotropin) 라는 물질이 상승하면 소변으로 배출되는 beta-HCG를 확인해서 양성반응으로 나타내준다. Beta-HCG는 여성이 임신했을때 태반(placenta)의 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이다.



남성에게서 임신테스트에 양성반응이 나왔다면 남성에게서도 beta-HCG라는 물질이 증가되었다는 이야기인데, 그럼 어떤 경우에 남성에게서 beta-HCG 물질이 증가할까?

가장 흔한 경우로는 고환암(testicular cancer)이 있다. 남성의 고환암은 보통 20-4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이때 고환암의 약 30%에서는 beta-HCG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꼭 고환암만 생각해서는 안되는 것이 남성의 폐암과 소화기암에서도 일부 증가할 수 있고, 간경화나 염증성장질환에서도 일부 증가할 수 있다. 그래서 보통 우리가 흔히 받는 건강검진 항목을 자세히 보면 암표지자 검사로 beta-HCG 에 대한 혈액검사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고환암을 제외한 나머지 질환에서는 혈액에서 beta-HCG가 증가할지 몰라도 소변까지 배출되는 높은 농도의 beta-HCG가 나오기에는 상당히 어려우며 임신테스트기로 보통 확인이 되는 정도의 beta-HCG가 나오는 질환은 아마도 고환암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럼 남성의 고환암 검사로 임신테스트기를 쓰는 건 좋은 아이디어일까?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고환암의 약 30%정도에서만 beta-HCG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즉 나머지는 임신테스트기로 확인이 안된다는 뜻이므로 임신테스트기를 쓰는건 굉장히 비효율적일 것 같다. 

이것보다는 자기가 자기손으로 고환의 양쪽을 다 촉지해서 자가검사하는 것이 고환암 검사로 비용대비 효과면에서 매우 좋을 것이다. 보통 14세 이상부터 1달에 한번씩 하면 되는데 이에 대한 방법은 이전글로 포스팅 되어 있는 것이 있으므로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근데 올해 영국에서 복부에 암이 퍼져 있는 남성을 진찰하는데 어디에서 온 암인지 몰라서 케임브리지의대에서 고환암 의심하에 임신테스트기를 사용하여 양성반응 확인으로 고환암을 발견했다는 기사를 이 블로그 쓰는 중간에 봤다. [참고문헌 2]

개인적으로 굉장히 의문인게, 아니 케임브리지 의대라는 대학병원에서 고환암을 의심했으면 의사가 직접 손으로 진찰해보고 고환 초음파를 하면 바로 알수 있는 진단을 왜 임신테스트기를 사용하게 했을까? 그것도 앞서 이야기했듯이 고환암의 30%정도에서만 beta-HCG를 분비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건 그렇고, 맨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소셜네트웍의 전부인줄 알았는데 레딧(Reddit)이라는 곳이 외국에서는 더 유명한 것 같다. 이번기회에 레딧이라는 사이트를 좀 더 이용해볼까?



[이글과 연관되어 읽어볼 이전 블로그 글들]

2008/08/14 - 고환암 자가진단을 생활화합시다.


[참고문헌]

1. http://abcnews.go.com/Health/CancerPreventionAndTreatment/pregnancy-test-man-joke-reveals-testicular-cancer/story?id=17653036

2. http://www.dailian.co.kr/news/view/493031/?sc=naver



Posted by 두빵
2015. 4. 23. 23:56

이전에는 먹는 경구용 피임약이 여성용밖에 없었지만, 남성의 경우는 먹는 피임약이 없어서 다른 방법을 이용하곤 했는데, 최근 심심치 않게 남성용 경구 피임약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다. 오늘도 보니 인도네시아에서 젠다루사(gendarussa)에서 추출한 약물로 99% 피임효과를 보였다는 기사가 보여 남성용 경구 피임약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보고자 한다.



        (남성용 피임약으로 개발된 물질이 추출된 젠다루사 식물, 출처 : 위키피디아)



남성의 피임방법은 잘 알려진 것은 딱 2개밖에 없다. 콘돔과 정관수술이다. 콘돔은 가장 안전하고 성병예방도 어느정도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피임실패율과 성적감각 둔화 같은 부작용때문에 사용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고, 정관수술은 가장 확실한 피임효과를 자랑하고 있지만 수술에 대한 부작용과 두려움 때문에 선택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위의 두개의 방법외에 여러가지 남성용 피임방법이 개발되고 있는데,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는 방법은 외부에서 남성호르몬을 투여하는 방법이다. 즉 우리몸에 남성호르몬을 투여하게 되면 뇌의 호르몬 작용으로 고환에서 정자가 생산중단되는 방법을 쓰는데, 최근 박태환 도핑사건으로 잘 알려진 주사제도 있고 먹는 약도 있고 몸에 붙이는 패치 방법등 다양한 방법으로 남성호르몬을 투여한다. 남성호르몬을 투여해서 남성의 정자 생산을 보통 정자 1ml 당 1백만 마리 이하로 낮추면 불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런데 남성호르몬을 외부에서 투여하면 잘 알려진 여러가지 부작용등이 있기 때문에 이 부작용 발생을 줄이면서 피임효과를 높이는데 지금 주력하고 있다.



비 호르몬 방법으로는 우선 목화나무에서 추출된 Gossypol, 중국약제 성분인 triptolide, indenopyridine, 항암제인 lonidamine, 비타민 A, 칼슘 길항제, Na/H exchanger 등등 많은 제제들이 나오고 있으나 매우 낮은 피임 효과를 보이고 있어서 단지 동물실험 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 임상시험은 전무한 상황이다.



콘돔과 정관수술을 제외한 나머지 남성의 피임방법은 이렇게 많은 제제가 제약회사에서 연구되었다가 피임효과가 그리 높지 않고 여러가지 부작용 때문에 2006년 이후부터는 제약회사에서 전혀 투자를 하고 있지 않고 WHO나 비영리재단에서 현재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오늘 기사에 나온 인도네시아에서 개발된 젠다루사에서 나온 제제가 99% 효과를 보였다고 하지만, 과연 콘돔이나 정관수술을 대체할만한 효과를 보여줄 수 있을까? 아니면 앞서 이야기한 수많은 제제와 비슷하게 잠시 한번 기사만 떴다가 더 이상 연구되지 않을 그런 운명일까?

좀 더 기술이 발전되면 콘돔과 정관수술을 능가할만한 간편한 남성의 피임방법이 나오겠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아직까지는 그런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이글과 연관된 이전 블로그 글들]


2014/07/12 - 정관수술과 전립선암과의 연관성은 있을수 있지만 실제 발생률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2013/09/25 - 정관수술을 해도 1/2000 확률로 임신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12/08/18 - 남성에게서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피임방법 하나가 개발중이라는군요.

2011/06/11 - 남성 피임법의 다양한 종류들

2009/08/14 - 사후피임약을 복용하면 괜찮죠?


[참고문헌]
Kogan P1, Wald M.  Male contraception: history and development. Urol Clin North Am. 2014 Feb;41(1):145-61.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