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2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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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소식에 한동안 분열되었던 우리나라가 조금씩 뭉치고 있는 것 같다. 생전에도 그랬지만, 선종후에도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을 보니, 과연 큰 어른이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긴 하지만 실천은 어려운..."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를 몸소 실천하신 분이었기에 그 간단한 말이 더 어렵게 다가온다.

또한 기계호흡에도 의지하지 않으시고, 선종하시면서도 각막이식을 하시면서 우리사회에 존엄사에 대한 이미지도 변경하고, 장기이식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또한 고무시키는 그 큰 어르신의 실천에 타종교를 가진 나역시 숙연한 맘을 가지게 된다.

(사진출처 : 다음)

물론 이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존경해야 할 만한 분들이 또 있다. 바로 살아서 장기기증을 하는 분들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남에게 신장이식을 하는 것이다.

대학병원에 있을때 수많은 생체 신장이식하는 분들을 많이 봐왔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중의 하나는 어떤 아들이 투석중이었는데, 그 아버지의 회사사장이 신장을 공여 하는 경우였다. 자기 가족에게 신장을 공여 하는 것도 어려운데, 생판 모르는 남에게 신장을 주다니....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이때 방송국에서도 난리였다.

또 기억나는 한 경우는 신장을 공여하는 사람이 시누이였다. 당시 교수님께서 "관계가 어떻게 돼?" 라고 할때 "네...시누이입니다."라고 하니 교수님 왈......"지금까지 많은 신장공여를 보아왔는데, 시누이는 정말 첨이다........."

사후 장기기증은 가족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정작 기증하는 본인에게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긴 하지만, 신장기증은 살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를 포함하여 상당히 두려운 맘이 있을 것이다.
 "신장 하나로 살다가 나중에 뭔일 있으면 어떻게 하지?...."

이에 대한 연구가 있다.
하나는 서양인에 대한 연구인데, 스웨덴의 스톡홀롬에서 신장공여를 한 430명을 20년 이상동안 관찰하였는데, 일반인의 기대 생존률이 66%인데, 신장공여를 한 사람들은 85%가 생존해 있었으며, 사망 이유도 일반인들과 유사하였다고 한다. 단 신장공여후에 20년이 지난뒤에 1/3에서 고혈압이 있었다고 한다. 나이에 따른 신장기능의 감소는 일반인들과 비슷하였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신장공여를 하더라도 고혈압외에 일반인들과 특별히 다를 것이 없었으며 (이 고혈압도 서로 비교는 하지 못했지만, 일반인들과 비슷한 유병율을 보였을 것으로 저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오히려 신장공여를 하는 사람들이 원래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일반인들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있는데, 1970년부터 2006년까지 교토에서 시행된 601명의 신장공여자를 조사하여, 20년이상 생존할 확률이 86.4%였으며 이 수치는 일반인들보다 더 나은 수치였으며 사망원인도 일반인들과 비슷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결과를 알고 있더라도 사실 신장기증은 나를 포함하여 일반인들에게는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신장기증자에 대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보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사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일이다.

최근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과 함께 각막기증으로 인해서 일반인들, 그리고 연예인들의 각막기증의사가 줄을 잇고 있다고 하긴 하지만,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 통계를 보면 실제의 각막기증은 별로 증가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장기기증에 대해서 좀 더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참고
1. Fehrman-Ekholm I, et al. Kidney donors live longer. Transplantation 1997;64:976-8
2. Okamoto M, et al. Short- and long-term donor outcomes after kidney donation: analysis of 601 cases over a 35-year period at Japanese single center. Transplantation. 2009;87:419-23.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