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15. 15:58

오늘 아침에 온 환자중에 자기는 물만 먹으면 그게 바로 소변으로 나온다고 어떻게 할 수 없느냐고 문의하시는 분이 있었다.

이런 경우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상당히 좀 난감하다. 이것을 이해하려고 하면 우선 우리몸의 생리(?)를 좀 알아야 하는데, 그것을 환자분들이 모르니, 간단히 설명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생물에 어느정도 지식이 있는 분들에게는 뭐 그래도 설명을 할 수는 있겠지만, 나이드신 분들에그는 아마 뭔 소린지......하실 것 같아서 매번 방광이 예민해서 그렇다.....라고 말을 하면서 다른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근데 과연 물만 먹으면 그게 바로 소변으로 나올까?

우선 우리가 물을 먹게 되면 소화기관에서 물이 흡수가 된다. 주로 대장에서 흡수가 된다. 대장에서도 흡수되지 않은 물은 당연히 항문을 통해서 대변으로 나오게 된다. (기전은 약간 다르지만 예를 들면 설사등이 있겠다.)

근데 일단 우리몸에 흡수된 물은 우리몸이 원래부터 있던 물과 섞이게 된다. 우리몸은 다 아시겠지만, 보통 몸무게의 60%가 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성인남자의 60kg의 물의 양은 약 36리터 정도 되는 것이다. 이 36리터에다가 우리가 먹은 물이 섞이게 된다.

우리몸에 물이 필요한 이유는 우리몸의 전해질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이다.

우리몸은 일정한 전해질을 유지하여 몸의 대사를 유지하고 있는데, 만일 갑작스러운 일로 전해질이 변한다면 우리몸은 자동적으로 정상 전해질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몸의 물을 조절하게 된다. 예를 들어 전해질이 높다면 우리몸의 물을 높히게 되고 (이런 경우 갈증을 일으켜서 물을 먹거나, 소변량이 현저히 줄어든다.) 전해질이 낮다면 우리몸의 물을 낮추게 된다. (이런경우는 갈증이 없어지면서 물을 먹지 않게 되고, 소변량이 많아진다.)

우리몸의 물의 양을 낮추기 위해서는 신장으로 남는 물을 배설시키면 된다. 그래서 우리몸은 원래 일정한 비율로 계속 신장에서 남는 물을 배설하여 소변으로 나가게 하지만, 우리몸의 물의 양이 모자르게 되면 생성되는 소변량이 적어지고, 물의 양이 남는다면 좀 더 소변량이 많아진다.

이때 앞서 예를  들었다시피 우리가 먹은 물이 섞인 36리터의 우리몸의 물중에 일부가 소변으로 계속 배출되고 있는 것이다. 어느정도 소변이 배출되는지를 간략하게 말한다면 쉽게 말해 가느다란 관에서 똑똑 물방울로 떨어지는 그정도 소변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남는 물의 양으로 인해서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이 약간씩 속도가 변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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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지 않지만 아마 이정도 속도로 소변량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좀 빠를까? ^.^       출처 : 위키피디아)

그리고 그 떨어지는 소변이 우선 모이는 곳이 방광이다. 방광이 없으면 우리는 기저귀를 차고 있어야 하겠지만, 방광이라는 기관으로 2-3시간동안 소변을 저장하여 일시에 배출하는 것이다.

종합적으로 말을 하자면,
우리가 물을 먹더라도 우리 몸에 있는 물의 양에 (약 36리터) 섞이게 되고 이중 일부가 신장을 통해서 똑똑 소변이 떨어지기 때문에 물을 먹는다고 바로 소변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물을 먹고 소변이 마렵다는 것은 아마도 물을 먹는 순간과 동시에 소변이 마려운 증세를 같이 느꼈기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그때의 소변은 바로 직전에 먹은 물이 아니다.


물을 먹고 바로 소변이 마려운 증세는 느낌의 문제일 수 있고, 간혹 과민성방광의 문제일 수 있으므로 의사의 진찰을 통해 괜찮다고 하면 안심해도 괜찮을 것 같다.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