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23. 03:55
가끔 진료를 하다 보면 만성전립선염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자기는 요도염등이 없었는데도 전립선염이 왜 발생하느냐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도 한 젊은 분이 절대 성관계를 한번도 하지 않았는데, 전립선염 증세가 왜 생기냐고 반문하는 경우가 있었다.
글쎄...그정도로 철저하신 분이시라면 아마도 그런 성격때문에 오히려 전립선염이 더 잘생길듯 하다.

개인적으로 전립선염을 간단히 완치시킬 수 있는 의사가 있다면 당연히 비뇨기과에서 노벨의학상감이라고 생각한다. 뭐 그보다 더 큰 업적을 이룬 분들도 노벨의학상을 받지 못했으니 과연 그럴까...라는 생각을 하지만, 사실 그정도로 전립선염을 치료하는게 굉장히 힘이 들긴 하다.

외국의 저명한 비뇨기과 교수인 Stamey라는 분이 계셨다. 그분이 말하기를 전립선염을 "임상적인 무식함의 쓰레기통" (a wastebasket of clinical ignorance)라고 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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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urce : by Random Factor at Flicker.com)


쓰레기통이라는 비유를 들을때마다 생각나는 것중의 하나는 내가 아마 중학교 2학년때였을 것이다. 당시 사회선생님께서 수업하러 교실에 들어오실때 우리반이 상당히 떠들고 있었다. 그때 사회선생님이 왜 그리 화나셨는지 모르지만, 우리들에게 한마디...
"이렇게 떠들어서 나중에 뭐가 되려느냐? 이러니까 외국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가 꽃피우는 것보다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기대하는 것이 낫다라고 한다."

당시 어린맘에 그말이 굉장히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생각해보면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지는 않는다. 쓰레기통이 아닌 곳에서 장미꽃이 피듯이 우리나라도 더이상 쓰레기통이 아니기 때문에 장미꽃이 자랐을 것이다.

잠시 말이 옆길로 샜는데....
전립선염이 쓰레기통이라고 이야기한 것은 아마도 그정도로 치료하는게 힘들어서 그럴 것이다. 많이 돌아와서...원래 문제를 보자.

과연 전립선염이 반드시 이전에 요도염 증세가 있어야 발생을 할까?
사실 전립선염 환자들을 조사해보면 많은 수에서 이전에 요도염 증세가 있었다고 말을 하고 있지만, 꼭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연구에서도 수백명을 조사했는데, 그중에 30%는 이전에 요도염 증세가 전혀 없이 전립선염이 발생하였다고 한다.(참고)

그럼 전립선염의 다른 원인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아직 잘 모른다. 여러 가설이 소개되고 계속 연구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의학이 발전하면서 전립선염에 대한 연구도 계속 이루어지면 조만간 전립선염이 쓰레기통이라는 누명을 점차 벗게 될 것이다.

참고 : 조인래 외. 만성전립선염과 요도염. 대한남성과학회지 1999;17:33-37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