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11. 02:44

피임에 대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지식으로는 주로 여성에게 관련된 지식들이 많고 남성에게는 보통 콘돔과 정관수술 두종류만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음으로 해서 남성에게 피임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어서 이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balls to the wall
balls to the wall by Corinna A. Carlso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남성이 선택할 수 있는 피임방법은 뭐가 있을까?

우선 흔히들 알고 있는 방법은 체외사정과 콘돔이 있다.
체외사정은 말그대로 사정하기 직전에 빼는 방법인데, 아무리 사정하기 직전 적절한 시간에 뺀다고 하더라도 해마다 4%정도가 임신이 된다고 한다 (참고문헌 1). 콘돔 역시 적절히 사용을 해도 임신될 가능성이 10-18%정도 된다 (참고문헌 2).
비뇨기과에서 하는 수술인 정관수술도 남성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영구 남성피임이라고 하긴 하지만, 다시 정관복원술을 받는다면 임신할 수도 있으며, 수술에 대한 일반적인 부작용과 두려움만 극복하게 된다면 임신될 가능성이 0.5%미만으로 매우 낮다 (참고문헌 3).

최근에 나오고 있는 남성 피임법은 크게 호르몬 피임법(hormonal male contraception)과 비호르몬 피임법 (nonhormonal male contraception)으로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호르몬 피임법의 기전은 남성호르몬을 주사하거나 알약으로 먹으면 체내의 뇌호르몬인 FSH와 LH가 피드백작용으로 감소되면서 이에 영향을 받는 정자생성이 감소된다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남성갱년기때 쓰는 남성호르몬 대부분이 여기에 이용될 수 있는데, 가장 연구가 잘 이루어진 중국에서의 연구결과를 보면 한달마다 남성호르몬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약 6개월부터 정자가 100만개/ml 로 떨어지면서 30개월정도 맞아야 거의 정자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림참조, 참고문헌 4) 이후 주사를 맞지 않으면 그림과 같이 정자수가 원상태로 다시 회복된다. 이 연구결과에서 임신이 될 확률은 6.1%라고 한다.

(참고문헌 4에 나오는 정자수 그래프)

그러나 호르몬 피임법은 남성호르몬을 주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단기간 사용해서는 안전하다고 하지만, 장기간 사용시 전립선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호르몬영향으로 인한 혈액 및 간수치 이상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금 주의해야 한다.

비호르몬 피임법은 앞서 이야기한 콘돔 및 정관수술이 있으며, 이외에도 몇가지가 있는데, 대부분 동물실험단계이고 아직까지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간략하게 정리해보았다.

1. RISUG (reversible inhibition of sperm under guidance) – 가느다란 주사기를 이용하여 바늘을 정관에 삽입한뒤에 steric maleic anhydride (SMA) + dimethyl sulfoxide (DMSO)를 주입하여 정자가 이동하는 통로인 정관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어 정자가 지나가지 못하게 하는 방법인데, 최근 3상 임상실험이 진행중이라고 한다. (참고문헌 5)
2. 백신 이용 – GnRH에 대한 백신을 만들어서 하는 방법이 있는데, 아직까지 인간에게 실험하기에는 부족한 결과이다(참고문헌 6).
3. 칼슘길항제 (Ca2+ channel blockers) – 고혈압 치료제로 쓰이는 칼슘길항제는 정자의 운동성에 필요한 칼슘을 억제함으로서 피임효과를 나타내는데, 동물실험이 진행중이다 (참고문헌 6).
4. 비타민 A 길항제 – 비타민 A가 retinoic acid로 바뀌면서 이 물질이 정자생성에 필수 역할을 하는데, 이것을 차단하면서 피임효과 가능성이 있는데, 동물실험이 진행중이다. (참고문헌 7)
5. 그외 idenopyridines, indazole-3-carboxylic acid 같은 항정자약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직까지 임상실험하기에는 부족한 연구결과이다 (참고문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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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Hatcher, RA; Trussel J, Stewart F, et al. (2000). Contraceptive Technology (18th ed.). New York: Ardent Media. ISBN 0-9664902-6-6
2. Trussell J. Contraceptive failure in the United States. Contraception 2004;70:89-96
3. Barone MA, Irsula B, Chen-Mok M, et al. Effectiveness of vasectomy using cautery.  BMC Urol 2004; 4:10
4. Gu Y, Liang X, Wu W, et al. Multicenter contraceptive efficacy trial of injectable testosterone undecanoate in Chinese men. J Clin Endocrinol Metab 2009;94:1910-5
5. Guha SK, Singh G, Ansari S, et al. Phase II clinical trial of a vas deferens injectable contraceptive for the male. Contraception 1997;56:245-50
6. Cheng CY, Mruk DD. New frontiers in nonhormonal male contraception. Contraception 2010;82:476-82
7. Hogarth CA, Amory JK, Griswold MD. Inhibiting vitamin A metabolism as an approach to male contraception. Trends Endocrinol Metab 2011;22:136-44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