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4. 01:12

간혹 진료실에서 보면 어린 남자아이의 고추 끝이 잘 벌어지지 않는데, 주위에서 남자아이 고추는 끝을 잘 벌려서 안쪽까지 잘 씻어야 하는데 안된다고 하소연하는 부모님들이 계신다. 일부 의료쪽에 관련된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인터넷 등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에서 고추 끝이 잘 벌려서 안쪽까지 닦아주어야 청결하다고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청결이 너무 과한 느낌이다.

(그림 출처 : 국가건강정보포탈 사이트)

포경수술을 하지 않았을 때 귀두(glans) 앞부분까지 피부가 덮여있는 것을 포피(prepuce or foreskin)이라고 이야기하는데, 태어날 때에는 당연히 그 포피의 구멍이 아주 작아서 귀두가 전혀 보이지가 않는다. 남자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포피의 구멍이 조금씩 넓어지는데, 이것은 남자아이의 고추가 이따금씩 발기가 자동적으로 되면서 포피를 밀어내서 넓어지기도 하고, 포피안쪽 피부가 각질화(keratinization)되면서 포피구멍이 넓어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정상적으로는 나이가 5세에서 10세 사이에 포피구멍이 완전히 넓어지면서 귀두가 완전하게 드러나게 되고, 포피와 귀두가 붙은 것도 떨어지게 된다.
물론 이때가 지나도 포피구멍이 완전히 넓어지지 않아서 귀두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면 이때는 포경수술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를 포경 (phimosis)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렇게 되는 원인은 포피피부가 상처를 입으면서 그 탄력이 없어져서 발생되는데, 귀두포피염(balanoposthitis)라고 하는 염증 때문에 포피가 상처를 입고 포경이 되는 경우도 있고, 일부러 포피를 완전하게 귀두뒤로 힘을 주어 하는 경우에도 상처를 입어서 오히려 포경이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일부러 귀두뒤로 포피를 힘을주어 위치시키는 건 정상피부에 상처를 주어 오히려 포경을 일으키므로 안하는 것이 좋다. 그냥 놔두어도 정상적으로 포피구멍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그럼 귀두가 잘 드러나지 않는 남자아이의 고추는 어떻게 씻겨야 할까?

1. 포피가 전혀 귀두뒤로 젖혀지지 않는 경우에는 일부러 안쪽까지 씻길 필요가 없다. 그냥 내버려두면 된다.

2. 성장하면서 포피가 조금씩 젖혀진다면 아이에게 소변을 볼때나 목욕을 할 때 포피를 부드럽게 젖히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이때 포피를 젖힐 때 아플정도까지 하면 안되고 자연스럽게 젖혀지는 정도까지만 하도록 교육한다.

3. 씻고 난뒤에는 타올등으로 잘 닦아주고 젖힌 포피를 다시 정상위치로, 반드시 귀두 앞으로 젖히도록 한다.

다시 말하지만 안벌어지는 포피를 일부러 젖힐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고, 안벌어지는 포피 안쪽까지 닦을려고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오히려 그런 행동들이 정상 포피에 상처를 주어 포경을 조장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 McGregor TB, Pike JG, Leonard MP. Pathologic and physiologic phimosis: approach to the phimotic foreskin.  Can Fam Physician. 2007;53:445-448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