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23. 23:56

이전에는 먹는 경구용 피임약이 여성용밖에 없었지만, 남성의 경우는 먹는 피임약이 없어서 다른 방법을 이용하곤 했는데, 최근 심심치 않게 남성용 경구 피임약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다. 오늘도 보니 인도네시아에서 젠다루사(gendarussa)에서 추출한 약물로 99% 피임효과를 보였다는 기사가 보여 남성용 경구 피임약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보고자 한다.



        (남성용 피임약으로 개발된 물질이 추출된 젠다루사 식물, 출처 : 위키피디아)



남성의 피임방법은 잘 알려진 것은 딱 2개밖에 없다. 콘돔과 정관수술이다. 콘돔은 가장 안전하고 성병예방도 어느정도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피임실패율과 성적감각 둔화 같은 부작용때문에 사용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고, 정관수술은 가장 확실한 피임효과를 자랑하고 있지만 수술에 대한 부작용과 두려움 때문에 선택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위의 두개의 방법외에 여러가지 남성용 피임방법이 개발되고 있는데,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는 방법은 외부에서 남성호르몬을 투여하는 방법이다. 즉 우리몸에 남성호르몬을 투여하게 되면 뇌의 호르몬 작용으로 고환에서 정자가 생산중단되는 방법을 쓰는데, 최근 박태환 도핑사건으로 잘 알려진 주사제도 있고 먹는 약도 있고 몸에 붙이는 패치 방법등 다양한 방법으로 남성호르몬을 투여한다. 남성호르몬을 투여해서 남성의 정자 생산을 보통 정자 1ml 당 1백만 마리 이하로 낮추면 불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런데 남성호르몬을 외부에서 투여하면 잘 알려진 여러가지 부작용등이 있기 때문에 이 부작용 발생을 줄이면서 피임효과를 높이는데 지금 주력하고 있다.



비 호르몬 방법으로는 우선 목화나무에서 추출된 Gossypol, 중국약제 성분인 triptolide, indenopyridine, 항암제인 lonidamine, 비타민 A, 칼슘 길항제, Na/H exchanger 등등 많은 제제들이 나오고 있으나 매우 낮은 피임 효과를 보이고 있어서 단지 동물실험 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 임상시험은 전무한 상황이다.



콘돔과 정관수술을 제외한 나머지 남성의 피임방법은 이렇게 많은 제제가 제약회사에서 연구되었다가 피임효과가 그리 높지 않고 여러가지 부작용 때문에 2006년 이후부터는 제약회사에서 전혀 투자를 하고 있지 않고 WHO나 비영리재단에서 현재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오늘 기사에 나온 인도네시아에서 개발된 젠다루사에서 나온 제제가 99% 효과를 보였다고 하지만, 과연 콘돔이나 정관수술을 대체할만한 효과를 보여줄 수 있을까? 아니면 앞서 이야기한 수많은 제제와 비슷하게 잠시 한번 기사만 떴다가 더 이상 연구되지 않을 그런 운명일까?

좀 더 기술이 발전되면 콘돔과 정관수술을 능가할만한 간편한 남성의 피임방법이 나오겠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아직까지는 그런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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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8 - 남성에게서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피임방법 하나가 개발중이라는군요.

2011/06/11 - 남성 피임법의 다양한 종류들

2009/08/14 - 사후피임약을 복용하면 괜찮죠?


[참고문헌]
Kogan P1, Wald M.  Male contraception: history and development. Urol Clin North Am. 2014 Feb;41(1):145-61.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