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3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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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도 진행형일지는 모르지만, 한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광우병파동이 상당했다. 이때문에 촛불집회라는 것도 유행하고, 인터넷에서도 나름 이에 대한 격론들이 오갔다.

(좌측사진 : 올해 6월 10일에 최대인파가 모였다는 촛불집회 장면, 출처 : 오마이뉴스)

물론 광우병이라는 것은 내가 전공한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그리 잘 모른다. 의과대학시절에 파퓨아뉴기니의 식인종들이 서로 잡아먹는 습관때문에 CJD라는 질병에 걸렸다는 것밖에는 말이다.

그러나 과학적으로는 위험성이 낮다고 이야기하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두려워하고 촛불집회까지 열면서 반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나역시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 여러군데를 뒤적이다가 알게된 몇가지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위의 광우병파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참을 좀 거슬러올라가야 한다. 당시 미국에서 핵발전소에 대한 사람들이 느끼는 위험에 대해서 연구했던 C. 스타라는 과학자까지 말이다.

1969년에 미국의 핵물리학자이자 전기공학자인 C. 스타(Chauncey Starr)는 황우석박사의 줄기세포 논문논란으로 갑자기 유명해진 사이언스(Science)저널에 'Social benefit versus technological risk: What is our society willing to pay for safety?'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과학적으로는 낮은 위험을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더 큰 위험으로 느끼는지에 대한 분석을 보고하였다.

이 논문에서 주장하는 바는 사람이 스스로 선택한 위험은 자기와 무관하게 강제된 위험보다 약 1000배정도의 위험을 같은정도로 더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다. 또 이러한 선택한 위험은 위험을 감수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어느정도 개인이 알고 있느냐에 따라서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과학적으로 계산된 핵발전소의 노출 위험이 스키를 타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사냥을 하다가 노출되는 위험보다 훨씬 적은데도 사람들은 핵발전소에 대한 위험을 상당히 높게 인식하는 경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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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 스타가 1969년에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논문중에 나오는 figure)

이와 동일한 선상에서 광우병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2004년에 뉴욕타임즈 지의 한 칼럼을 보면 Peter Sandman이 부엌의 행주에 대한 병원균의 위험을 비교하면서 광우병에 대한 위험을 언급한 것이 있다.
'사람들을 두렵게 만드는 위험과 실제로 사람을 죽게 만드는 위험이 다르다. 우리가 제어할수 있는 위험보다는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위험에 대해서 더 공포스럽게 만든다. 광우병위험도 우리가 먹는 고기에 프리온(prion)이 있는지 없는지 정확하게 알수 있지 않기 때문에 제어할 수 없는 위험처럼 느낄 수 있다. 반면에 나의 부엌이 더럽다면 내가 행주로 부엌을 딲아 깨끗하게 만들 수 있다.'

Peter sandman의 Risk communication website의 메인홈페이지를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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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배너를 볼 수 있는데 위 배너의 내용은 우리가 느끼는 위험은 실제적인 위험요소에다가 사람이 느끼는 분노등이 더한 것이라는 것이다. 즉 광우병에서도 실제적인 위험은 굉장히 낮지만 광우병이라는 것이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위험이기 때문에 우리의 분노등을 더한  우리가 느끼는 위험정도는 훨씬 크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한동안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우리나라 경제계에서 굉장한 활약을 하고 계시며 한때 의협의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박경철선생님께서 우리나라의 광우병 파동이 한창일때 자신의 블로그에서 광우병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을 보면 위험이라는 것이 제어할 수 없는 경우에 더 크게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언급한 것이 있다.

"'실제 확률적으로는 대단히 낮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의과대학에서 배운 예방의학이, ‘치명적인 질병이 명백히 존재하고, 그것의 원인을 알고, 그것을 먹지 않으면 그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가르치는데, 내가 굳이 그것을 먹어야 할 이유가 없고, 특히 내 아이들에게 그것을 먹일 생각은 정말 추호도 없다'는 것 하나는 분명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선택의 자유'가 없다는 점, 즉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는 한, 나나 당신이 그것을 먹지 않거나, 우리의 아이들에게 먹이지 않으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그것이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는데 이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

그럼 이러한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장치가 필요할까?

Peter sandman의 홈페이지를 보면 risk communication을 위해 해야할 몇가지가 있다고 한다.
위험이 있을때 대중을 너무 설득할려고 하지 말며, 기만해서도 안되고, 이러한 위험을 솔직히 그리고 즉시 대중들에게 알려야 하며, 과학은 불완전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신뢰룰 구축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