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26. 21:59

최근 포경수술이 에이즈를 예방할 수 있느냐고 전화로 문의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친구와 내기를 했는데....알려달라고 말이다.....
나의 친구들에게 간혹 이런 전화를 받은 적이 많은데,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병원의 전화로 받으니 좀 황당하기는 했다.
쩝....이유야 어째되었든, 바쁜 와중에서도 생각나는대로 알려주긴 했는데, 글쎄....전화상이라서 잘 이해했을까..모르겠다..

하여간 전화받은 뒤에 갑자기 포스팅 할꺼리가 생겼기 때문에 뭐 위전화가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면....이전에 몇몇 블로그에서 지적했듯이 에이즈가 아니라 HIV와 포경수술과의 관계일 것 같다.

우선 HIV와 포경수술과의 연관성에 대해서 관심을 대폭적으로 증가시킨 연구가 2005년에 발표된 남아프리카에서 행해진 연구였다.
좀 자세히 살펴보면 3274명의 환자를 포경수술 한 집단과 안한 집단을 쭉 살펴보니, 포경수술을 한 집단에서 HIV 감염이 상당히 줄었다는 연구였다. 당시 예방효과가 60%정도로 밝혀졌고, 당시 굉장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위 연구중에 나오는 그래프의 일부분이다. 자세히 보면 intervention 즉 포경수술을 한 집단이 안한 집단보다 HIV에 감염비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와 있다.
출처 : Bertran Auvert et al. Randomized, controlled intervetion trial of male cicumcision for reduction of HIV infection risk : The ANRS 1265 trial. PLoS Med 2005;2:e298)



이후 밝혀진 내용으로는...

HIV 감염이 일반적인 피부 즉 케라틴(keratin)이라고 하는 물질이 많은 각질층의 경우에는 잘 전염되지는 않는다.
음경의 바깥 표피도 일반적인 피부와 같이 케라틴이 많이 있는 각질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잘 전염되지 않는다.

그러나 음경이 발기가 되었을때....

음경의 안쪽 표피는 바깥 피부보다는 정말로 연한 피부로 케라틴이 별로 없기 때문에 충분한 보호작용을 하지 않는다.
좀 더 깊이 들어가면 피부에는 langerhans세포가 있는데, 보통의 피부에는 이 세포가 좀 깊이 있지만, 발기시 음경의 안쪽 표피에서는 거의 피부표층에 있으며 이러한 세포가 HIV 전염에 일조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위 그림을 보면 발기가 된 상태에서 안쪽 표피가 바깥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HIV가 침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출처 : McCoombe SG, et al. Potential HIV-1 target cells in the human penis. AIDS 2006;20:1491-5)




위의 연구들을 바탕으로 WHO와 UNAIDS에서는 2007년 3월 28일에 발표하기를

"WHO and UNAIDS announce recommendations from expert consultation on male circumcision for HIV prevention"

즉, 포경수술을 HIV 예방의 한 방편으로 삼아야 한다고 발표하기까지 하였다.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서는 에이즈에 대한 유병율이 다른 선진국보다는 상당히 낮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으므로 WHO 의 권고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다소 논란이 있을 수는 있지만,

포경수술과 HIV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한번은 읽어볼 가치는 있어 글을 올린다.

Posted by 두빵
2008. 8. 25. 23:40

이전에 대학병원때 근무할때 이야기이다.
당시 같은 병원의 간호사가 나에게 임신한 몸으로 방광염으로 방문한 것이다.
근데, 문제는 간호사라서 약에 대해서 너무 잘 알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방광염이 걸렸어도 약을 전혀 먹지를 않는 것이다.
약을 먹지 않고 오직 물만 마시면서 2주간 나에게 다녔던 기억이 있다. 1주마다 오면서 소변검사에서 염증이 어느정도 호전되었는지 확인만 하였는데, 그 간호사가 지극정성이었던지...2주간 관찰하였을때 소변검사에서 염증이 좀차 호전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근데, 정말로 완전히 괜찮아졌는지 확인은 못했다. 내가 병원을 나오면서 다른 선생님께로 관찰하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당시 엄마로서 아기에게 어떠한 해가 되는 것을 안하기 위해 자기몸을 희생하는 것을 보고 그 어머니상에 대해서 감동받은 기억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즉 도박을 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아마도 간호사라서 임신시 약을 복용하는 것에 대해서 태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그렇게 행동했을 것 같다. 나역시도 수술을 하는 외과의사로서 만일 나의 대장에 문제가 있어서 대장을 자르고 다시 연결한다면, 그 과정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소름끼치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을 것이다. 이때는 우리나라 속담에도 있듯이 모르는 게 약일 수 있다.

(출처 : www.ic-network.com)

일반적으로 임신시 방광염에 걸릴 가능성은 약 1%에서 2%정도 된다고 한다. 이때에는 당연히 약을 써야 한다.

급성방광염이 아니라도 임신시 잘 생기는 무증상의 방광염일때에 약 30%에서는 방광에서 신장으로 염증이 올라가서 생기는 신우신염이 발생할 수 있다. 만일 신우신염이 발생되었다면 이 염증이 다양한 방법으로 태아에게 영향을 일으켜, 조산을 일으키거나, 저체중출산을 일으키거나, 자궁내 성장을 늦추거나 신생아시기에 잘못하다가는 신생아를 죽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임신시 급성방광염에 걸리거나 무증상일지라도 방광염이 있으면 당연히 빨리 약물치료로 태아에게 가는 영향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약물은 주로 항생제인데, 항생제도 종류가 참 많다.

임신시 쓸 수 있는 항생제로는 대표적으로 페니실린 계의 항생제를 쓰거나, 세팔로스포린계의 항생제를 쓰면 된다.
다행히 방광염은 위의 항생제로 대부분 잘 치료가 된다.

또한 위의 약제는 임신시 태아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보고가 없다.

임신시 방광염에 잘 걸리 수 있는데, 이때는 반드시 약물치료를 하도록 하자.
약이 태아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 때문에 주저한다면 방광염으로 인한 염증 소견이 태아를 더 괴롭힐 수 있다라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물론 나역시도 내 와이프가 임신했을 경우 방광염이 생긴다면..........
글쎄.....앞서 이야기한 간호사경우처럼 행동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래 저래....의사의 길은 참....힘든가 보다.

Posted by 두빵
2008. 8. 23. 13:07

소변이 자주 마렵다고 오는 사람들에게 소변을 참는 연습을 하라고 하면 십중 팔구는 대부분 이렇게 반문한다.
"소변을 오래 참으면 나중에 방광염이나 신장에 병이 생기지 않나요?"
"하하하...괜찮습니다. 그정도 참는 것은 치료에 도움이 되요...."

물론.....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세는 참 여러가지가 있다. 이런 원인을 나열하는 것은 별 도움이 안될 것 같아 여기서 설명은 따로 하지 않는다...그건 의사들의 몫이니까...^.^

하여간....소변이 자주 마렵다고 해서, 검사를 쭈욱...다 했는데 별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대부분 '과민성방광'이라는 진단명을 붙이고 약물 치료를 시작한다.

그럼 약물치료가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세를 없애서 소변을 정상적으로 보게 할까....?

결론적으로 약물기전은 쉽게 말하면 방광이 예민한 것을 완전히 없애주지는 못한다.

자세히 말하면, 방광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려는 힘을 약하게 하고 방광용적을 늘려주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방광에 소변이 약간만이라도 차 있을 때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있는 증세는 약물치료로는 효과를 내기가 상당히 어렵다.

방광에 소변이 차기 시작하면 과민성방광이 있는 사람들은 보통 남들보다 빨리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나는데, 이 느낌에 대해서는 약이 별로 효과가 없는 것이다. 이 느낌때문에 계속 소변을 본다면 남들보다 소변을 자주 볼 수밖에 없다.

자...그럼 이 느낌을 없애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나...

쉽게 말해 소변을 참는 연습을 하면 된다.
소변을 참는다고 뭐 반나절을 참으라던가...아니면 몇시간이고 계속해서 참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보통 과민성방광증세를 가지고 있는 분들은 심한 경우 한시간 이내.....좀 경한 경우는 2시간까지 될 수 있겠다.
이런경우 약 30분정도 더 늘려서 소변을 보는 훈련을 하라는 것이다.


1-2주동안 30분정도 소변을 더 참는 훈련을 하고 나서....어느정도 익숙해졌으면 다시 30분정도 더 소변을 참는 연습을 하라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소변보는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이 있는 시계까지 판다.
보니 소리로도 알려주고 진동으로도 알려준다고 기능이 있네요.
역시......틈새시장을 노려서 아이디어 하나는 참....알아줘야 하겠다.)

그래서 약 2-3시간정도 간격마다 소변을 볼 수 있다면.......당신은 상당히 열심히 노력한 것이 된다....^.^

단 주의할것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카페인이 든 음식들.....커피, 녹차, 박카스등을 마시고 있으며, 옥수수수염차등도 마시고 있다. 이렇게 드시는 분들이 있다면 이것부터 삼가해야 효과가 있다. 탄산음료도 마찬가지이다.

습관적으로 소변을 보시는가?
조금은 참고 소변을 보도록 하자.
조금 더 참는다고 병이 생기지는 않는다.
단.....소변을 참기 전에 의사에게 반드시 진료를 받아서 다른 질환이 있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Posted by 두빵
2008. 8. 22. 00:54

최근에 인터넷이 발달해서 그런지 아니면 건강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유난히 소변을 자주 본다고 진료실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이중에는 정말로 문제가 있어서 그런 분들도 있고, 그냥 정상적인데 소변이 자주 마렵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많다.
그런분들에게 정상이라고 이야기 하면......환자는 못믿겠다는....그런 어정쩡한 분위가가 가끔 연출되기도 한다...
아직까지는 나에게는 훌륭한 의사선생님의 권위는 많이 부족하구나...라는 생각을 그래서 하곤 한다...^.^

우선 소변이 하루에 얼마나 생성될까?
이것을 계산하기 위해서는....쩝....의대생시절에 신장의 생리학수업을 떠올려야 한다....나에게는 참 힘들었던...생리(?)....^.^

약간 어려운 말을 좀 해야 하겠다....쩝.

우리몸의 소변을 조절하는 기전은 혈관에서 유지되는 몸속 전해질균형과 혈압에 의해서 좌우된다.
보통은 혈압은 정상적이므로 몸속 전해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소변량이 왔다 갔다 한다.
그러나 출혈이 심하여 저혈압일때에는 전해질보다는 혈압에 따라서 소변량이 왔다 갔다....하기도 한다.
혹시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 보면 혈압이 떨어진 환자에게 소변이 안나오는 경우가 생기면....의사들은 이리뛰고 저리뛰고 한다....^.^ (잠깐 옆길로 좀 빠졌군..)

(딴 사이트에서 퍼온 소변에 들어있는 여러가지 전해질의 양이다.
보니, 요소(urea)가 가장 많다. 그외 여러가지 전해질이 보인다.
출처 : www.brianhayes.com)

하여간 우리몸은 정상적으로 하루에 전해질을 소변을 배출해야 하는 양은 600mosm이다. 또한 우리몸에서 소변을 만들기 위해 신장에서 최대한 소변농도를 찐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최대 1200mosm/kg이다.
그럼 이 두개를 나누어보면....600mosm/(1200mosm/kg) = 500ml/day라는 공식이 나온다.

자 그럼 우리몸이 정상적일때 가장 소변을 찐하게 만들어서 소변량을 적게 만들 수 있는 경우가 하루에 최소 약 500ml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결론이다......(음..역시 생리(?)는 어려워.....쩝.)

그럼 우리몸에서 소변이 가장 많이 만들 수 있는 양은 어느정도일까?
이것도 위공식과 같이 계산으로 할 수 있다.
즉.....위에서도 말했지만 정상적으로 우리몸이 하루에 전해질을 소변으로 배출해야 하는 양은 600mosm이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몸에서 소변을 만들기 위해 신장에서 최소로 소변농도를 엷게 할 수 있는 능력은 최소 50mosm/kg이다.
이 두개를 위와 똑같이 나누어보자.....600mosm/(50mosm/kg) = 12liter/day라는 공식이 나온다.

자....또 결론을 내리면 우리몸이 정상적으로 하루에 최대 소변량을 만들 수 있는 량은 12liter라는 이야기이다.
(아.....머리가 돌꺼 같다.....)

위의 공식이 머리가 아픈 분들은 (다들 저같이 머리가 아프죠?) 아래의 결론만 읽으면 된다.
즉 정상적으로 우리몸이 만들수 있는 소변량은 하루에 500ml에서 12liter까지라는 것이다.
위의 범위내에서 소변은 앞서 이야기한 우리몸의 전해질농도를 조절하고 혈압도 조절하는 것이다.
음...소변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이제 깨닳았을 것 같다...^.^

그럼 머리 좋은 분들은 다음과 같은 추론도 할 수 있다.
"그럼 하루에 물을 500ml이내로 마시거나 12liter 이상 마신다면 문제가 되겠군......."
빙고.....
여기까지 추론한다면 당신의 머리는 내머리보다 훨씬 좋다......^.^(나야..뭐 의대생일시절 배운거뿐이니까....)

(물이 없는 사막지역에서는 소변이 귀한 대접(?)을 받지 않을까...^.^
출처 : www.stormfront.org)

하루에 물을 500ml이내로 마신다면 당연히 몸의 전해질이 찐해진다. 이때 우리몸은 갈증을 유도하여 반드시 물을 찾도록 만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죽으니까.....

또한 12liter이상을 하루에 계속 마신다면......우리몸은 물에 빠지게 될 것이다. 한번에 찰 수 있는 방광용적이 최대 약 500ml이니까....계산하면 우와...최소 하루에 24번을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봐야 할 것 같다. 실제로 이런 병이 있긴 하다. 어려운 말로 psychogenic polydipsia라는 병이다.

(출처 : www.answers.com/topic/thirst)

그러나....보통 일상적으로 우리가 하루에 생성되는 소변량은 약 1.5liter 정도 된다고 한다. 2.5liter 이상이 되면 물을 너무 많이 먹거나 몸에 뭔 이상이 있는 경우로 간주하면 된다.

어떻게 하루 총 소변량을 재냐고? 보통 비뇨기과에 방문하면 배뇨일지를 작성하라고 한다......글쎄....그걸 귀찮게 생각한다면...뭐 어쩔 수는 없는 것 같다.

Posted by 두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