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26. 02:03
오늘 진료를 보는데, 갑자기 여성한분이 심각한 표정으로 들어오더만 다짜고짜...
" 남편이 프로페시아를 먹고 있는데, 그게 태아의 기형을 일으킬 수 있어요?"
?????
"환자분이 먹나요?"
"아니요..남편이...인터넷에 보니 태아기형도 일으킨다고 해서..."
"여성이 먹을때 그럴수 있지만 남자는 괜찮아요...."

인터넷의 힘이 가끔 사람을 심각하게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서 포스팅을 하려고 하다 보니,쩝....
먼저 대머리와 남성호르몬과의 관계를 먼저 포스팅을 해야 되겠다.


남성대머리의 경우 프로페시아라는 약을 먹는 분이 많을 것 같다. 가끔 편법으로 모 약을 쪼개 먹기도 하기는 한다.
대머리에 대한 속설도 많다. 그중 하나가 정력과의 문제인데....아마도 남성호르몬이 대머리에 작용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할 줄로 믿는다. 나역시 한때 그렇게 믿었으니까....하하...
대머리에 남성호르몬이 작용하는 것은 맞다. 연구한 것에 의하면 남성호르몬이 아예 생성되지 않는 유전적인 이상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대머리가 없으니까...

좀 자세히 이야기 하자면,
남성의 경우 남성호르몬이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존재한다. 그러나 머리카락에 남성호르몬이 바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고, 머리에서 남성호르몬이어떤 특정한 효소에 의해서 dihydrotestosterone (DHT)으로 변형되고 이 변형된 호르몬이 수용체에 작용하여 대머리가 된다. 즉 남성호르몬이 아무리 많더라도 변형시켜주는 효소가 부족하거나, 변형된 호르몬이 작용하는 수용체가 원래부터 적은 경우에는 대머리가 잘 안생긴다. 반대로 말해서 대머리는 위의 효소가 유전적으로 많거나, 변형된 호르몬에 작용하는 수용체가 원래부터 많아서 대머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Justine A, et al. androgenetic alopecia: pathogenesis and potential for therapy에서 차용)

효소나 수용체가 많이 생기거나 적게 생기는 것은 유전적인 현상이므로 가족에서 대머리가 있으면 항상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어떤 연구에서는 대머리와 정상인의 남성호르몬을 조사했는데, 똑같거나 오히려 대머리의 경우에 남성호르몬이 더 떨어지는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프로페시아는 앞서 이야기한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여 dihydrotestosterone(DHT)의 생성을 억제하여 대머리로 되는 기전을 막는다.
또한 대머리가 꼭 남성호르몬과 연관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원인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여까지 이야기 하자면 대머리와 정력과는 관련이 없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러나 남성의 성기능도 남성호르몬에서 dihydrotestosterone(DHT)으로 변형되어 작용을 많이 받는다. 보통 전립선비대증의 환자인 경우에 전립선이 크다면 프로스카나 요새는 아보다트라는 전립선줄이는 약을 많이 쓰는데, 이 두가지 약이 앞서 이야기 한 프로페시아와 거의 같은 작용을 한다.
프로스카나 아보다타라는 전립선줄이는 약을 쓰면 남성호르몬에서 dihydrotestosterone(DHT)이 억제되면서 전립선도 줄지만, 부작용으로 호소하는 것중의 대부분이 발기가 약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같은 나이에서 같은 남성호르몬을 가지고 있다면 앞서 이야기한 효소와 수용체를 많이 가지고 있는 대머리가 당연히 성기능도 좋을 가능성이 있다......
그치만 이에 대한 연구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아 글쎄......

좀 더 연구가 필요하겠다.
Posted by 두빵
2008. 7. 24. 00:11
어느순간부터인가 제대혈 은행이 많이 들어서더만 너도 나도 제대혈은행에 자기자신의 아이들의 제대혈을 보관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의사인 나도 와이프의 성화때문에 우리아이의 제대혈을 거액(?)을 주고 가족 제대혈은행에 보관하고 있다.

이렇게 보관하고 있는 이유는?
모두 한결같이 이야기할것이다.
소중한 우리아이가 만일 백혈병등이나 걸렸을때 제대혈로 이식을 하기 위해서라고 .....

( 여주인공이 백혈병으로 죽는 영화, 러브스토리.
아직까지도 눈속에서 둘이 뛰어노는 장면과 음악이 귓가에 맴돌곤 한다.
출처 : www.cancerforum.or.kr)

과연 가능할 것인가? 간혹 의문이 들었다. 의사라면 그 이유에 대해서 한번쯤 고민하게 만든다. 왜냐고?

제대혈이라는 것은 태아때 엄마배속에 있는 태반과 함께 태아에 순환하고 있는 혈액을 말한다. 즉 태아의 순환혈액이라고 생각하면 된다.이러한 제대혈에 대해서 의학적인 관심이 이루어진 계기는 1988년에 Fanconi 빈혈환자에게 냉동보관되어 있던 동생의 제대혈로 세계최초의 제대혈 이식이었다. 제대혈에는 혈액을 만들어내는 조혈모세포등이 있어 이를 이용하는치료가 요새는 주를 이루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8000례 이상에서 제대혈이식이 이루어졌으며 국내에서는 1999년에 재발된 백혈병 환자에게 동생의 제대혈을 이용하여 성공적으로이식함으로서 2006년12월말까지 약 313례의 제대혈 이식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처음에 제대혈은행은 주로 기증 제대혈은행으로 시작되었다. 난치병 치료목적으로 아무런 대가없이 순수하게 기증받은 건강한 산모로부터 제대혈을 냉동보관하는 방식으로 주로 유럽등지에서 시작되었고 유럽과 미국은 NetCORD시스템에 의해서 기증제대혈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일본 또한 국가에서 지원하는 제대혈 네트워크등을 통해서 기증 제대혈은행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997년에 삼성서울병원과가톨릭병원에서 기증제대혈은행이 설립된 이래 소수의 기증제대혈은행이 있으나, 주로 상업적인 가족 제대혈은행이 대부분이다. 가족 제대혈은행이란 비용을 가족이부담하면서 제대혈이 가족구성원을 위해 이용된다는 의미인데 하도 홍보를 많이 해서우리나라에서제대혈 은행이라고 함은 가족제대혈은행으로 통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에서 제대혈은행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메디포스트의 셀트리.....
우리아이의 제대혈도 셀트리에 보관되어 있다....
출처 : www.buyking.com)


이러한 가족 제대혈은행으로 우리 아이에게서 백혈병이라는 그런 병들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을까?

우선은 유전성 질환이라고 하면 당연히 사용불가능하다.소아에게 잘 생기는 유전성대사장애환자에게 사용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왜냐면 제대혈내에 그 유전적 소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식편대종양효과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백혈병등의 혈액암등을 치료하는데 유용한것으로 즉 이식된 제대혈의 세포가 암세표를 평생 공격하여 완치를 유도한다는 것인데, 제대혈 자체가 자기자신것이기 때문에 자기자신의 종양을 공격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해가 안되는 분을 위해서 한마디 더 첨가하면우리몸에 종양이 자랄 수 있는 것중의 하나의 이유는종양이 우리자신의 면역체계를 회피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10세이후에 발생한 백혈병이라도 태아때부터백혈병세포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문제이다.


최근 한 미국의 민간 제대혈은행에서 자기자신들이 보관하고 있는 가족제대혈중에 약 0.01%의 환자에게 치료로 이용되었다고 밝혔으나 이마저도 제공자의 형제등의 치료에 대부분 사용되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2006년 3월까지 6개의 제대혈은행에 보관되어 있는 가족제대혈중 조혈모세포이식용으로 사용된 제대혈은 0.0006%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는 가족제대혈은행에 보관된 제대혈의 경우 신생아자신의 백혈병이나 유전성질환에 걸린경우에는 사용하기가 사실상 힘들다는 이야기일 수있다.

그럼 지금까지 보관된 제대혈은 어떻게 사용하여야 할까?
답은 앞서 이야기한 기증제대혈은행이다. 자기자신이 사용하기에는 어렵지만 남을 위해서는현재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 타인의 혈액암이나 유전성질환에서 널리 사용되기 위해서는 제대혈을 기증할 수 있는 은행들이 많이 생겨야 하며 국가차원에서 이러한 제도를 뒷받침하는 것이좋겠다.


나역시도 현재 보관되어 있는 우리아이의 제대혈이 그냥 썩히기 보다는 타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양보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가족 제대혈은행에서기증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지는 글세.....기증을 하려먼 제대혈의 조직적합항원을 검사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이것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니....

참고: 이 포스팅의 내용의 대부분은 이영호선생님의 대한혈액학회지에 실린 제대혈-현황과 전망이라는 논문과 국내제대혈은행의 현황분석에서 인용하였습니다.
Posted by 두빵
2008. 7. 23. 01:49
진료를 보다 보면 항생제를 반드시 먹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방광염도 그 경우인데, 환자들이 간혹 먹다가 안먹고 어떤 경우는 띄엄띄엄 먹기도 하고 한다. 왜 그렇게 먹냐고 물어보면 다들 항생제 내성때문이라고 이야기 한다.

아마도 몇년전부터 보건복지부에서 항생제 내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광고하고, 감기에 항생제를 많이 쓰는 병원을 공개하기 시작하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언론에서 항생제 내성균에 대한 이야기를 하도 많이 해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출처 : 한겨레 신문)
("감기 뚝 떨어지게 주사 한방 놔주세요"라는 엄마에게 "이 정도면 됐어"라면서
가글 등의 자연치료법을 적어주는 의사를 보여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익광고.
어린이에게 의사가 주는 '약'은 사랑이 담긴 귤이다.)

언젠가 건강보험공단에서 광고하는 것을 봤는데, 연배가 있으신 여의사가 환자가 뭐라 이야기 하면 포스트잇에 뭐뭐 하기 등만 적어주고 약은 처방하지 않는 것을 보았다. 물론 좋게 보면 간단한 질환은 약을 쓰지 말자라는 것이긴 하지만, 나쁘게 보면 약제비를 줄이자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

MRSA 또는 VRE에 대해서 일부 사람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앞의 세균에 걸린다면 듣는 항생제가 없기 때문에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들도 치료하는데 애먹는다.


( MRSA 균) (VRE 균)
(출처 : www.abc.net.au)

하도 감기에 항생제 내성 어쩌고 저쩌고 해서....자료를 한번 찾아보았다. 보건복지부의 홈피에서 급성상기도감염에 도대체 얼마나 항생제를 쓰고 있는지 한번 보니 자료가 2005년과 2006년밖에 나오지가 않는다. 보니 2005년도에 평균 64~66%에서 2006년도에 54~62%로 약 2.8~11.9%정도 감소했다고 하는데 2007년의 자료는 어떤지가 없다. 건강보험공단의 홈피를 확인해도 그냥 종합병원 45.8%, 의원 53.9%로 나와 있기는 하다. 생각보다는 많이 감소하지가 않은 것 같다.

그럼 외국에서는 감기에 대한 항생제 사용율이 어떻게 될까? 심평원 홈피의 글에서는 미국의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율이 약 40%정도라고 나와 있다. 그 유명한 미국의 질병관리본부의 홈피에는 특별히 통계수치가 나와있지는 않고 단지 언론보도용으로 나온 내용에 일부분을 보면 약 75%의 감기 환자가 항생제 처방을 받고 있다고 한다.

나의 짧은 영어실력과 인터넷 실력때문에 그정도밖에는 확인 하지 못하였고, 논문으로 확인해보니 1996년도에 란셋(Lancet)이라는 유명한 의학저널에 보니 약 상기도감염에 걸린 환자중 50~70%환자에게 항생제를 처방한다고 한다. 다른 논문에서도 비슷하게 항생제를 처방한다고 나와 있었다.

생각보다는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항생제 처방율이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물론 단순한 감기에 항생제가 필요하다는 말은 아니다. 일반인들도 잘 알고 있고 의사들은 당연히 단순한 감기에 항생제가 필요없다는 것을 다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는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하도 사람들이 감기에 항생제 어쩌고 저쩌고 해서 앞에서 좀 길게 이야기를 했지만, 항생제가 필요한 경우에는 완치가 될때까지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항생제가 우리몸에 들어가서 어느정도 효력이 있을려고 하면 약을 일정하게 복용하여 체내에 약물농도가 일정하게 어느정도 유지되어야 한다. 그래야 세균들이 제거될 수 있다.

그러나 만일 항생제를 오남용걱정때문에 의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약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먹다 안먹다 하면 당연히 세균에 제대로 영향이 미칠수 없고 세균은 오히려 항생제에 대한 방어기전을 새로 개발하여 항생제에 대항하게 된다. 따라서 세균은 더 오래 살아남으며 이에 대한 항생제도 더 쎈것으로 오래 써야 한다. 또한 환자의 추적관찰이 중요하다. 항생제를 잘 써서 잘 치료가 되었다면 그 즉시 약물을 중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환자와 의사의 신뢰관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약물오남용광고를 하면서 병의원 처방율을 공개하면 글쎄....오남용이 줄어들지...의문이다. 감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항생제오남용 .... 물론 무서운 말이다. 그러나 오남용을 무서워하여 약물을 제때 복요하지 못하면 오히려 오남용을 더 조장하는 결과가 올수 있다.
Posted by 두빵
2008. 7. 21. 02:34

내가 비뇨기과라서 그렇겠지만 성기의 상처를 많이 보게 된다. 물론 내가 하는 수술때문에 수술흔적이 생기기도 하고 여러가지 성병으로 인한 상처와 그외 여러가지의 염증으로 인한 상처를 많이 본다.

근데 간혹 상처가 잘 안 낫는 사람을 보면서 속으로는 '이상하다...왜 낫지 않고 염증이 계속 진행되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전에도 몇번 그랬지만 최근에도 성기에 생긴 성처가 낫지 않아 환자와 자세한 이야기를 하다가 우연히 염증이 있는 상처에 계속 샤워를 하면서 그곳도 씻는다고 했다.



(사진 출처 : eforensicmed.googlepages.com

좌측 사진은 손의 상처이다. 성기의 상처를 올리려고 하니....너무 적나라해서 그림을 바꾸었다.

이같은 상처도 처음에만 흐르는 물에 잘 씻고 그이후에는 소독약으로 소독후 잘 말리고 거즈로 상처를 덮으면 며칠뒤 딱지가 지면서 아물게 된다.)





쩝.... 물론 요새는 날이 더워지면서 또 위생을 청결하게 하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그곳도 매일 씻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염증성상처의 경우 물을 닿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을 말하지 않은 나의 불찰도 있지만, 의외로 사람들이 그런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기본적인 상식은 떨어지거나 더러운 것으로 상처가 났을 때에는 우선 초기 치료로는 깨끗한 흐르는 물에 더러운 상처를 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을 얼마나 빨리 하냐에 따라 상처에 염증이 어느정도 나는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일단 더러운 것이 다 제거되고 난 뒤에는 상처는 소독약으로 깨끗이 소독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흔히 까진 상처에는 소독약으로 소독후에 보통은 잘 말리면 딱지가 잘 나면서 상처가 치유된다. 그러나 염증이 있는 경우에는 소독약으로 염증을 조심스럽게 제거하면서 상처부분이 더럽혀지지 않게 거즈로 덮어 두는 것이 좋다.

흔히 까진 상처가 나면 보통 집에서 마데카솔이나 후시딘을 바르는 경우가 있는데, 글쎄.....난 그냥 일반적인 빨간약....옥도전기라고 하기도 하고 베타딘이라고 하기도 하는 빨간약을 바르는 것이 더 좋다. 하긴 우리 와이프도 보니 상처난 곳은 마데카솔이 만병통치약으로 알고 있어 좀 문제가 되고 있긴 하다...^.^ 음....말하다 약간 빗나가는데....하여간,

성기에 염증이 있지만 위생관념이 투철하여 거기까지 잘 씻는 경우가 많은데, 상처난 부위는 물에 닿지 않는 것이 좋겠다.
특히 염증성 상처의 경우 소독약으로 잘 소독후에 거즈로 덮고 말리는 것이 최우선적이다. 물이 닿게 되면 상처가 축축해지기 때문에 더 세균들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게 되어 상처치유가 어렵게 된다.

상처가 났는가? 물이 아닌 빨간 소독약으로 상처를 치료하자.

Posted by 두빵